잡설

    호텔과 관련한 일화

    2009년 7월에 일본 홋카이도를 다녀왔던 적이 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호텔을 예약하는데 그 날따라 요청사항 란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거기에 “높은 층으로 부탁드립니다”라고 썼죠. 그리고 나서는 계속해서 준비를 하느라 – 여행은 준비할 때가 제일 재미있다는 말도 있지만 – 그 일은 기억 저편으로 잊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첫 날 호텔에 체크인해서 열쇠를 받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갔더니 12층 건물에서 11층 방을 줬더군요. 그제서야 몇 주 전에 썼던 그 요청사항 생각이 났습니다. 보통 최상층은 별도 요금으로 팔 테니 가능한 한도 내에서 요청을 들어줬다고 봐야겠죠. 여정 상 하루만 묵었고 아침부터 이동했기 때문에 정작 전망 사진을 제대로 ..

    DDP를 가 봤습니다

    홍보자료에서는 Dream, Design, Play의 약자라지만 사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약자인 DDP를 가 봤습니다. 이 건물이 “우주선”이라 불릴 정도로 특이한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정작 건물을 방문하면 전체를 조망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까이서 봐도 건물이 참 유연하게 생겼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개장 전시에 간송미술전이 있는데, 소장 작품 자체가 좋다 보니 구겨넣은 동선이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람거리가 됩니다. 애초에 이전까지는 1년에 두 번 개장할 때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니까요. 다른 개관기획전은 “통합권”으로 9천원에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굳이 한 가지 더 언급하라면, 동선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곳저곳 안내 표시를 붙여놓은 것을 보면 의..

    KTX 개통 10주년

    2014년 4월 1일자로 KTX 개통 10주년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코레일 보도자료에 따르면 10년간 4억 1400만 명이 탑승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경부선 권역에서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당일치기 이동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KTX의 의미는 있겠죠. 마침 2004년 4월 KTX 개통이 되고 나서 한 번 타 봤을 때의 사진이 있어서 몇 장 올려봅니다. 동대구역 개찰구입니다. 코레일이 2009년에 개찰구를 없애버렸기 때문에 지금은 좀 어색한 사진이죠.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의 모습입니다. 내부 사진은 올리지는 않았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내부 모니터가 CRT에서 LCD로 바뀐 정도가 눈에 띄는 정도죠. 물론 산천 차량은 아예 다르기는 하지만요. 승차권의 경우에는 신용카드 크기의 승차권을 사용했지만 2..

    계속 말썽인 그래픽카드

    작년 11월에 데스크탑 그래픽카드를 바꿨습니다. 이 묵은 컴퓨터로 대단한 영광을 누릴 일도 없으니 그냥 화면이나 잘 찍어내라는 의도였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부팅하면 로그인 화면이 보여야 할텐데 화면이 안 뜹니다. 다시 껐다 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뜹니다. 그 상태에서 원격으로 접속해보면 시스템이 죽은 것도 아니고, 그냥 화면 출력만 안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드라이버 문제인가 해서 버전을 바꿔가면서 깔아봤는데 별 차도가 없더군요. (드라이버마다 영상 가속능력이 조금씩 달라지는 부수적인 관측도 하면서) 결국 드라이버가 꼬였나 싶어 윈도우를 새로 깔았더니 오히려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가 잦아지더군요. 참다 못해 택배로 AS센터에 카드를 보냈습니다. 증상 재현이 안 된다고 반송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교체품 ..

    나에게 블로그의 역할은 무엇인가

    새해이 되면 담배를 구겨 버리고, 헬스장에 등록하러 가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제게는 이 블로그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새해의 화두입니다. 돌아보면 다양한 장소에서 블로깅을 했습니다. 호스팅을 받아 당시 태터툴즈(현 텍스트큐브)를 깔기도 했고, SK컴즈 시절의 이글루스에도 있었고, 구글이 폐쇄시킨 텍스트큐브닷컴에도 있었죠. 제일 열심히 했던 때는 이글루스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요즘과 같은 SNS가 국내에서는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하루 한 번 일기 쓰듯이 별 내용이 없는 글을 많이 올렸으니까요. 현재 이 블로그는 사실상 제가 언제 뭘 샀나 확인하기 위한 아카이빙 용도로 쓰이고 있죠. 가끔 검색엔진에서 상위권으로 잡히면 유입량이 많아지기는 합니다만, 언젠가도 말했듯 광고가 달려있는 것도 아니니..

    번역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불만스런 번역이 있는 것이야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주로 서브컬처와 관련해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 자막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다른 곳에는 불만스러운 번역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갑자기 이런 피상적인 글을 쓰게 된 데에는 최근에 읽은 책 하나가 총체적 난국이어서입니다. 서문과 목차를 넘어 본문 10쪽 읽고 나서 예감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형적인 문구로 가득한 역자 서문을 다시 읽어보고, 정작 역자의 약력은 실려있지 않은 것만 확인하고는 계속해서 읽어내려갔습니다. 사흘만에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불길한 느낌이 들 때 관두고 차라리 원서를 구해 읽었어야 했다는 겁니다. 마치 영어학원에 가면 강사가 직독직해 식으로 해석해주는 문장을 책에 쭉 찍어놓으니 눈이 둘 곳을 모르고 문장을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