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마크다운과 LLM이 써 주는 글

    개인과 사회의 호오와는 별개로 챗봇으로 상징되는 LLM이 사회 곳곳에 침투하고 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도 예외가 아니어서 요즘은 커뮤니티 글 반응부터 블로그 글까지 LLM에게 써 달라고 한 게 티가 나는 글이 늘어나고 있더군요.한국어 인터넷 글 기준으로 LLM의 첨삭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힌트는 '과도한 이모티콘(이모지) 사용'과 '마크다운 흔적'이라 생각합니다.첫번째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짤방'으로 불리는 글과 관계된 삽화나 '~콘'으로 상징되는 정사각형 일러스트를 사용하는 게 보통인데 보고서처럼 친절하게 소제목이 붙어있고 이를 꾸미기 위해 이모티콘이 들어가 있으면 확률적으로 LLM 첨삭일 가능성이 높겠죠.두번째로 언급한 '마크다운 흔적'은 주로 문장 중간에 뜬금없이 특정 단어가 ..

    아무도 안 읽을 블로그에 글을 쓸 이유는 뭘까?

    이번 달 글감이 없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아이러니하게도 블로그를 죽여버린 원인 중 하나인) 소셜 미디어에서 '아무도 읽지 않을 걸 알면서도 블로그를 운영할 이유는 뭘까?'라는 글을 봐서 소개해 봅니다.글쓴이는 절대 다수의 블로그에 올라간 글은 '행복회로'를 돌리지 않는다면 몇 명밖에 읽지 않을 걸 인정하면서도, 그럼에도 글을 쓰고 올리는 행위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여러분은 블로그를 오늘의 보이지 않는 독자를 위해 작성하는 게 아닙니다. 그 대상은,미래의 당신: 당신이 쓴 글은 진화하는 사고에 대한 타임머신 역할을 하게 되겠지요.주제에 딱 맞는 한 사람: 언젠가는 누군가 당신의 글을 딱 맞는 순간에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읽는 그 한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겠지요.글쓰기 자..

    10년 된 iPad 케이스 구하기

    제가 사용하는 iOS 기기는 따로 재판매되지 않고 집 안에서 사용자를 바꿔가며 말 그대로 수명을 다할 때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14년 출시한 iPad Air 2는 OS로 따지면 15에서 메이저 판올림이 멈췄지만-다만 여전히 보안 업데이트는 제공하고 있어 2024년에도 업데이트는 받고 있습니다-아직도 본가에서 10인치 동영상 재생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그런데 케이스가 손때를 타서 너덜너덜하더군요. 케이스 내구연한이 지났음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워낙 구형이다보니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하는 게 어려워져 iPad까지 함께 바꾸는 게 낫겠다 생각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규칙성 없이 출시되는 iPad Air/Pro 탓에 Pro 11" 2세대를 4년째 사용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스타벅스 2024 여름 e-프리퀀시 상품: 우산&파우치

    스타벅스 e-프리퀀시 상품은 몇 년 전에는 2000년대 '포켓몬 빵'처럼 탐내는 물건이 되어 쿠폰 적립을 위해 음료를 구입한 뒤 정작 음료는 매장이나 근처 휴지통에 버린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시끄러웠죠(이 사건 이후로 하루 최고 쿠폰 적립 한도가 생김). 하지만 요즘은 소셜 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받을 다른 방법이 많아져서인지 언론에서 떠들 정도로 요란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어떤 해에는 (제 기준으로) 지급 상품이 비실용적이어서-작년에는 캠핑 유행에 편승하려 했는지 캠핑용 테이블과 접시 증정-예의상(?) 한 개만 받은 적도 있었는데, 올해 여름 이프리퀀시는 우산이나 파우치 등 실용성 있는 상품 위주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생각도 비슷했는지 마감일 1주일 전에는 모든 상품이 마감되어 커피 쿠폰 3장으로 대체 ..

    알리익스프레스 환불 경험담

    요즘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다 죽인다고 말이 많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환불을 진행했는데, 개인적으로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간단하게 블로그 글로 기록해 두어야겠다 싶어 글을 써 봅니다. 환불 제품은 3월 18일 애니버서리 행사 때 쿠폰으로 구입한 자석형 보조배터리입니다. 행사 쿠폰 제공하는 이런저런 유튜브 영상을 보다 싸고 편리하다는 평가에 혹해 구입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애초에 생활 동선에서 항상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 배터리가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데다 어떤 회사 셀을 넣었는지도 모르는 제품을 무한정 서랍에 넣어두는 것도 내키지 않더군요. 거기에 배터리는 특수 배송으로(선박?) 들어오는지라 배송 기간도 길고 추적도 제대로 되지 않아 기다리는 과정에서 점점 마음을 굳히게 돼. 마침 판매자가 알리 ..

    추억의 제품: 소니 바이오 P 시리즈

    이번 글은 2009년 출시된 VAIO P 노트북 이야기입니다. 출시 당시 뒷주머니에 제품을 욱여넣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식의 무리한 홍보샷 때문에 (관련기사) 그런 식이면 일반 노트북도 넣을 수야 있지! 하면서 커뮤니티에서 작은 놀림감이 된 걸로 기억하네요. 지금이야 PC보다 더 뛰어난 연산 성능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여럿 들고 다니는 게 일상이지만 해당 제품이 출시된 2009년(한국에는 동년 말에야 iPhone이 출시되었던) 기준으로는 모바일 기기와 PC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었습니다. 크기가 작고 가격이 저렴한 것 이외에는 사용자 속만 터지게 하던 넷북이 아직까지 유행하던 시기였고요. 2000년대 중반 직접 도장이 닳아 없어지도록 사용했던 바이오 UX와 달리 해당 제품은 가족이 사용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