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림은 같은 작가에게 다섯 번째 신청한 그림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는 두어달 정도 메모장에 묵혀 두었지만 7월에 신청했던 리퀘스트가 완성된 뒤에 신청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6월부터 저의 화수분 커미션 소비를 뒷받침해주었던 엔화 약세가 반전되는 듯하면서-후술하겠지만 기우로 드러나-문득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자칭) 전문가도 모르는 미래 환율을 장삼이사가 예측할 방법은 없으니 흐름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8월 1일에 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작가분은 두 시간여만에 이를 승인했고요.
결론적으로는 환율은 끝없이 오르지 않고 (적어도 8월에는) 원/달러 기준 1300원대를 배회하였습니다. 당초 계획대로 8월 중순에 9000엔을 결제한다고 가정해 보면 달러/엔은 조금 올랐지만 그만큼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 최종 원화 금액은-금액으로는 200원, 비율로는 1% 정도로 매우 작지만-오히려 내렸습니다. 최종적으로 글을 올리는 9월 말 기준으로 달러는 말 그대로 "킹달러"가 되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대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엔화 또한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원/100엔은 950원대까지 떨어진 뒤 970원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 손으로 턱걸이하는 가방. 본인은 시간만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 해도 여유롭겠지만, 철봉의 안위가 걱정되네요. #pixiv https://t.co/XKc6VWldTy pic.twitter.com/IIdawAVlss
— Paranal (@nagato708) September 19, 2022
마감은 9월 30일까지였는데, 접수 50일만인 9월 19일 새벽 완성본이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이번 그림은 처음으로 'URL 한정 공개'로 받았는데, 검색해보니 유튜브의 일부 공개(Unlisted)처럼 링크가 있는 사람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설정으로, 작가 쪽에서 설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케모노 프렌즈"의 가방 그림은 작년 11월 이후로 10개월만이네요. 이번 그림 아이디어는 굳이 연원을 따지자면 2020년 의뢰했던 '운동하는 가방'에서 이어져 내려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맨몸운동으로는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며 유튜브로 이런저런 운동 영상을 보다 철봉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한 손으로 팔굽혀펴기 하는 가방. 케모노 프렌즈. 이번 그림도 의뢰작인데, 아크릴판 아래에서 비춘듯한 투시가 인상적이네요. #pixiv https://t.co/uN9n35g76m pic.twitter.com/HmVKo3eaKf
— Paranal (@nagato708) November 15, 2021
마지막 가방 커미션 주제였던 팔굽혀펴기하는 가방도 같은 부분에 초점을 맞춰 떠올린 생각이었습니다. 초기의 흥분이 사라진 지금 감상해 봐도 저의 생각은 제법 잘 표현된 그림이라 생각하지만, 작가분 트위터나 pixiv의 좋아요를 보면 많은 사람이 공감할만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TMI: 제가 해당 작가분께 의뢰한 그림 중 pixiv 좋아요가 가장 많았던 그림은 2021년 10월 이누야마 아오이 반신 그림.)
물론 소품을 추가하는 건 리스크가 있는데, 이전 그림에서 운동기구를 그린 작품을 검토해봤을 때 마이너스는 되지 않겠다 싶어 이를 감수하고 도전했습니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인용 트윗에서도 언급했듯 철봉이 너무 가늘어 보이기는 한데, '딜 브레이커'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이 그림 때문에 올 초 시작했지만 달 단위로 한 편씩 재시청해 추석이 지나도 완결까지 보지 못한(않은?) "케모노 프렌즈" 1기 재감상을 드디어 마쳤습니다.
이번 주가 케모노 프렌즈 TVA 방영 5주년이라고. 심리적 장벽 등으로 재감상을 미루어 왔지만, 이를 보고 더는 피할 수 없다 싶어 1편 재시청. 화제였던 ‘서벌 사냥놀이’부터 전체적으로 프레임을 아낀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나지만, 결말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알찬 한 화이기도 하죠. https://t.co/nSL5yPoTCM
— Paranal (@nagato708) January 13, 2022
"케모노 프렌즈" 재감상 완료. 줄거리만 담백하게 쓰면 클리셰한 전개와 결말이지만 제작진이 이를 맛깔나게 풀어내 내용을 알면서도 가슴이 찡해집니다. 재감상 시작할 때도 썼지만 엔딩 크레딧 이후 장면은 다른 이유로 가슴이 아프지만요. pic.twitter.com/lM1VNdkWU1
— Paranal (@nagato708) September 20,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