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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솔로캠핑에는 체력 단련이 필수임을 깨달은 이누야마 아오이

지난 8월 의뢰해 9월에 수령한 가방 그림이 상당히 만족스러워 빠른 시일 내에 같은 분께 다른 주제로 의뢰해볼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쓸 아이디어도 없을 뿐더러 작가분께서도 리퀘스트를 쉬고 계셔서 처음에는 마음만 품었죠.

그러나 잡생각은 일부러 베지 않으면 잡초처럼 쑥쑥 자라나기 마련이어서 몇 주 뒤에는 쓸만한 아이디어가 준비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작가분이 언제 리퀘스트를 다시 여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기상/수면 통보까지 쓰는 작가 트위터 계정을 들여다보는 게 예상보다 난관이었으나 9월 29일 리퀘스트가 다시 열렸음을 빠르게 알 수 있었으니 어려움을 감수할만했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픽시브 리퀘스트에서 작가가 리퀘스트를 열 때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면 좋을텐데, skeb만큼은 아니지만 작가 친화적인 플랫폼이어서 그런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건가 싶기도 하네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접수는 금방 이뤄져서 3시간만에 수락했다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도 7천엔짜리 요청서를 보냈는데, 지난번처럼 허벅지까지 작업하셨더군요. 지난번과 달리 오픈 후 가장 먼저 리퀘스트를 신청해 완성본은 10월 3일에 받았는데, 5일만에 수령한 셈.

이번에 의뢰한 캐릭터는 '건강한' 이누야마 아오이. 제가 의뢰한 다른 커미션 연작을 보신 분이라면 '건강한'이라는 수식어의 의미를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게 지난 행적을 따라온 분이라면 이미 해당 컨셉은 이 캐릭터로는 이미 시도하지 않았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요.

해당 글을 쓸 당시에는 매몰비용에 대한 후회와 수령 직후의 자기방어 기제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작업자가 픽시브 리퀘스트 60일 만기에 맞춰 급하게 제출했다는 확신 섞인 의심이 마음 속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해당 주제를 재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사는 작가분께서 임의로 추가하신 걸 번역했는데, 제법 어울려서 피식 웃었습니다. pixiv 게시물 설명란의 부연도 흥미로운데요:

이 세계관의 야클에서는 약 60kg의 짐(자위대 훈련 2배 정도)을 짊어지고 행군하는 게 일상 생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 하나에 복근과 팔뚝이라는 두 가지 강조 포인트를 요구해서 요란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나쁘지 않게 녹아들었습니다. 시간과 비용만 있다면야 한 캐릭터가 부위별로 근육을 자랑하는 연작도 재미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한 장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야 하니까요.

원본 캐릭터와의 연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중에서도 종종 등장한 학교 체육복을 입혔습니다. 작업하시는 분께 레퍼런스로 드릴 체육복 전신샷을 스크린샷으로 찾기가 힘들어 결국 블루레이 북클릿을 스캔해서 보내야 했습니다.

구상 단게에서는 그 정도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원작과 이어 보자면 사실은 위 대사가 치아키가 저렴하게 산 침낭에서 졸다 꾸는 악몽 중 하나이거나, 이누야마 가의 장난 중 하나로 사실은 근육 풍선 옷을 입은 연출이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픽션에서 흔한) 휙 날아간다거나 하는 후일담이 붙어도 재미있겠다 싶네요.

여담으로 '복근을 자랑하는 캐릭터'라는 컨셉은 생각보다 범용성이 있다고 생각해 다른 리퀘스트에도 끼워넣어본 적이 있는데, 역시 제 취향에는 11자 복근보다는 초콜릿 복근이 있는 쪽이 끌리네요. (물론 대부분은 그 반대를 선택하실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제 리퀘스트를 끝으로 신청을 닫아버려서 소개 문단을 쓸 수 없었으나, 이번에는 글 작성하는 시점에서는 열려 있기 때문에 관심 있으시면 문을 두드려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픽시브를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글에서 '건강한' 캐릭터만 그리시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번에도 접수 플랫폼 특성 상 제가 그린 러프 스케치는 없지만, 본인 계정에 작업 과정을 올린 트윗을 첨부하는 걸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분 트위터 계정 하니, 제가 WIP 트윗에 매 번 답글을 달아서인지 작업 끝나고 나서 당신이 이번에 픽시브 리퀘 보내신 분이 맞냐고 물어보더군요. 규정상으로 픽시브 리퀘스트는 신청서 이외에 직접 작가와 접촉하는 걸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어필하지는 않았는데, 번역기를 거쳤음에도 트윗 행간에 기다리는 사람의 초조함이 느껴졌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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