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가분은 지난 8월 이후 두번째로 의뢰한 커미션입니다. 여기서 구구절절 풀어놓을 일은 아니지만, 두 달동안 기다린 커미션이 터지는 바람에 보상 기제로 신청하였습니다.
커미션 문의는 4월 18일에 드렸지만 대기자로 이름만 올렸고 실제 입금은 30일에 진행하였으며, 입금 12일만인 5월 11일에 완성본이 도착했습니다. 예상보다는 조금 오래 걸렸는데, 작가분께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며칠 작업을 하지 못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I로 시작하는 소셜 미디어에 올려 수많은 '좋아요'를 받으려고 거울 앞에서 셀카 촬영하고 있는 컨셉입니다. 이를 살리기 위해 눈동자에 원형 조명 반사광도 표현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작가 pixiv).
커미션은 선입선출이 아닌 만큼 일부러 그렇게 배치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다시 소녀전선의 SIG MCX가 주인공입니다. 같은 캐릭터로 '건강한' 컨셉을 여러 번 의뢰한 건 처음이 아니지만, 다른 분께 의뢰한 건 저에게도 새로운 일이었네요.
commission pic.twitter.com/EbcdQnXy8E
— 燃える玉ねぎ Fieryonion (@fieryonion) April 17, 2022
초안에는 '건강' 컨셉이 없었지만, 작가분이 제가 개요를 쓰던 시점에 올린 커미션 그림(첨부한 트윗)을 보고 해당 요소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 마지막 순간 스펙 시트에 추가했습니다. 사실 이런 컨셉은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잘 표현하는 작가분을 찾기 쉽지 않은데, 결과물을 받아들고 조금 놀랐음을 여기서 고백해야겠습니다.
셀카 찍는 컨셉의 SIG MCX(소녀전선). 그림이 세로로 길어서 적당히 잘라냈는데도 미리보기에서는 전체 출력이 안 되는군요. pic.twitter.com/Fz57KPckmR
— Paranal (@nagato708) April 12, 2022
글을 열면서 말씀드렸듯 이번 신청은 상대적으로 충동적으로 이뤄져 미리 준비해 둔 아이디어가 없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이 스케치가 '셀카 촬영'이라는 키워드 씨앗을 떠올리게 해 주었습니다.
이 그림에 대해서 "잠깐, SIG MCX 머리카락은 핑크색 아니었어?"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했는데, (캐릭터 기준) 오른쪽 그림자가 드리운 머리카락에는 핑크색이 있는 걸 보면 작가분이 색을 착각하셨다기보다는 포인트 조명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색이 날아간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해당 사항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여쭤봤을텐데 이제 와서는 짐작만 해 볼 따름입니다.
#少女前线 sig mcx (commission) pic.twitter.com/1q2y6e9wua
— blameonion (@blameonion) March 30, 2023
마지막으로, 이 작가분은 거의 상시로 커미션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림을 보고 관심이 생기셨다면 문의해보시기 바랍니다.
p.s. 오랜만에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중계 플랫폼 없이 신청한 커미션이니 리디 프로그램에서 책 넘기는 용도로만 쓰는 Apple Pencil이 활약할 기회가 될 수도 있었겠으나, '스케치'를 그리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 스케치 대신 생각하는 구도와 비슷한 레퍼런스 사진을 보내는 걸로 갈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