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첫 커미션-정확히는 픽시브 리퀘스트-은 지난 해 서브컬처 부문 개인 예산 초과에 크게 기여한 작가분께 맡겼습니다. 작년 10월 말부터 리퀘스트를 닫은 상태였는데, 본인 소셜 미디어에서 과도한 지출로 이번 달 리퀘스트를 다시 열 수도 있다는 암시를 던지더니 지난 9일 기습적으로 신청을 열었더군요.
다행히 해가 바뀌어도 요청 가격 범위는 그대로여서 7천엔 컨셉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제 즉시 카드사 문자로 날아온 원화 환산금액으로 따지면 역대 최저점은 아니지만 생각보다는 오르지 않았더군요.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금 의아했는데, 비슷한 시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서로의 효과를 상쇄한 걸로 보입니다.
또한 리퀘스트 재개 시기를 저 혼자만 모니터링하고 있던 건 아니었는지 승인 후 확인해보니 바로 요청 대기가 제 신청분을 포함해 두 개로 늘었더군요. 다행히도 첫번째로 신청이 접수되어, 신청 5일만인 1월 13일 완성본이 도착했습니다.
* 그림의 대사는 작가분이 가필한 내용을 제가 번역했습니다.
야외 캠핑에 필수적인 장작을 통나무 단계부터 쪼개기 시작하는 "유루캠"의 이누야마 아오이라는 컨셉입니다. 작년 12월 한국어판이 발매된 코믹스 12권에서 무료로 얻어 온 통나무를 비축하기 위해 적절하게 장작 용으로 쪼개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의뢰서에는 왼쪽 아래에 묘사된 '맨손으로 장작 쪼개기' 컨셉만 언급했지만 작가 본인 주장에 따르면 의뢰서를 받고 "상상력이 튀어올라" 컷이 추가되고 대사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구성해두니 마치 작품에서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할 필요가 있을 때 등장하는 큰 한 컷 느낌이네요(작가분 픽시브에서 각 파트별 그림도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트윗 답장을 받았을 때는 그냥 웃어 넘겼는데, 그림이 마무리되고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디서 '오해'가 발생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픽시브 리퀘스트를 작성할 때 초안은 한국어로 작성하고, 파파고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번역하고 문장을 다듬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혹시나 싶어 최종적으로 접수한 일본어를 다시 읽어보니 한국어 최종본과 달리 장작(薪)과 통나무(丸太)가 혼용되었더군요.
이처럼 전혀 의도한 건 아니고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이야깃거리가 많은 결과물이 나왔으니 전화위복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예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작가분께서 이미 해당 취향에 대한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권에서는 장작이 에피소드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데, 최근 몇 년 간 유행하는 '힐링' 방송에서도 클리셰처럼 장작 패는 모습이 들어갔기 때문인지 묘하게 익숙하군요. pic.twitter.com/6i3WkBsDH1
— Paranal (@nagato708) December 20, 2021
우연하게도 상술한 코믹스 본편에서 장작을 쪼갤 때에 체육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지난 번 같은 분께 의뢰한 아오이 그림과 이어진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 초안에서는 '억지로 이었다'라는 표현을 썼지만, 상업 작품에서도 제작 당시에는 후속작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어른들의 사정으로 소급해 이어붙이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떠올리고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번에도 트위치 리퀘스트이기 때문에 애플 펜슬의 성능을 낭비하는 설명용 '낙서'는 없지만, 그 대신 작가분이 트위터에 올린 작업 과정을 소개하는 걸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あおいちゃんwip pic.twitter.com/rfLamOrNuK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January 10, 2022
変なところに時間かけてしまったな pic.twitter.com/fX0D2Yz1tf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January 10, 2022
【Commision】Yurucamp / Aoi Inuyama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January 13, 2022
ゆるキャンのあおいちゃんを描かせていただきました! pic.twitter.com/7TCPBDD3lM
여담으로, 본문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이런저런 경로로 받은 일러스트를 소개하며 (이번에는 정말) 글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2022 1/1 放送中100円後援 rkgk
— AQUA_ニャー (@AQUAnyang) January 2, 2022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ゆるキャンΔ #犬山あおい pic.twitter.com/DNDtFHHn7N
GFL: SIG MCX
— anxientdayo (@anxientdayo) January 12, 2022
"YOU AGAIN?!" pic.twitter.com/kwEf1DVG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