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 게시물은 커미션 그림 모음입니다. 소개하는 작품 간 공통점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데 이번 글은 없는 쪽이네요.
가장 먼저 소개할 작품은 5월 30일에 신청해 7월 28일에 수령했으니 오랜만에 픽시브 리퀘스트에서 제공하는 작업일 60일 중 59일을 채운 건수입니다. 당시 상황을 복기하자면, 작가가 개인 사정으로 5월 말일자로 당분간 커미션을 닫겠다고 해서 급하게 밀어넣었던 케이스입니다(해외 카드 할인 혜택은 매입일 기준으로 적용되고 해외 전표는 어지간해서는 승인-매입 간 기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편법).
전례를 보면 다시 열기는 하겠지만 몇 달은 걸릴텐데(글 작성일 기준 여전히 닫혀 있음), 애초에 이 작가에게 의뢰할 걸 생각하고 작성한 의뢰 내용이어서 몇 달동안 초안 파일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라 서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pixivが「君、pixivリクエストで無修正イラストをクライアントから要求されてるから非公開にしたよ」ってメッセージを送ってきたけど、内容を見たらなぜか成人向けでないリクエストが引っかかっていたので共有したいと思います。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May 31, 2023
(送ってくださったクライアントの方ごめんなさい) pic.twitter.com/oxxfYubEan
처음으로 리퀘스트 중계자인 pixiv 측에서 태클을 받았는데, 사이트 전체 규정으로 금지하는 표현이 포함된 파일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는 규정 위반 사항이며, 반복된 규정 위반은 계정 정지 대상이라는 취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했는데, 통보문과 의뢰서를 다시 정독해보니 배경 없는 투명 그림을 요청한 대목을 모자이크 없는 노출 파일을 달라는 신호로 해석한 모양.
애초에 R-18 태그 의뢰도 아니고, 예전부터 비슷한 문구를 써 왔는데 왜 이번에만 규정 위반이라며 '딱지'를 보내는지는 모르겠지만, 5월 초 AI 그림 관련해 이래저래 욕을 먹은 직후여서 예전보다 꼼꼼하게 살폈던가 싶기는 합니다(그게 자동화 스크립트인지 최저시급 알바생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후에도 비슷한 취지의 문장을 계속 언급했음에도 추가 통보가 없는 걸 보면 당시에 썼던대로 분위기 때문에 일하는 '척'한 건가 싶어.
다시 그림 이야기로 돌아가면, 학교 축제에서 야클 명의로 팔씨름 이벤트를 연 이누야마 아오이라는 설정입니다. 이로서 이누코 기준 팔씨름이라는 주제로 그릴 수 있는 구도는 거의 다 써 먹은(#1 #2 #3) 듯한데, 네 컷 만화라도 의뢰하지 않는 이상 신선한 그림을 의뢰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Commission】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July 28, 2023
ムキムキ犬子を描かせていただきました!
リクエスト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pic.twitter.com/jvi8oRNIxq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July 24, 2023
두번째 그림은 CH4 작가에게 신청한 작품. 기복이 있는 분이지만 건당 3~4천엔에 이 정도 퀄리티를 내는 사람은 없어 어쩌다 보니 꾸준히 찾고 있습니다. 어느 날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리퀘스트를 닫아버리면 오히려 제가 아쉬울지도 모르겠네요.
6월 21일 신청해 22일 승인 메일을 받았고, 완성품은 7월 30일 밤 수령했으니 39일만에 완성된 셈입니다.
오랜만에 현장에 나와 용의자를 체포한다는 느낌의 칸나(블루 아카이브)입니다. 늘 말씀드리듯 작품을 신청하는 건 제 마음이지만(물론 이것도 상대방이 받아줘야 하니 일방적인 건 아님) 완성되는 건 상대방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해당 캐릭터가 한국/글로벌 서버에 실장되기 직전 완성된 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번째 그림은 다시 작업 속도가 빨라져 생각보다 소개 순서가 빨리 돌아온 702_96 작가에게 신청한 건입니다. 7월 26일 신청해 27일 승인을 받았고 31일 밤에 수령했으니 실작업일로 따지면 닷새만에 받은 셈이네요.
지난번에 이어 스미레(블루 아카이브)를 주제로 한 작품인데, 팔씨름 대회에 나가서 경쟁자들을 '순삭'하고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연출을 보면 아시겠지만 마지막 경기도 생각보다 싱겁게 끝날 것 같지만요.
여담으로 당연히 상대방은 팔뚝만 나올 줄 알았더니 의외로 두 사람 반신을 그려 주셔서 놀랐습니다. 이전에도 본인이 생각하는 구도가 있으면 의뢰서에도 언급하지 않은 엑스트라가 등장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만, 그림 주요 주제로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마지막 그림은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Lcron 작가에게 신청한 건입니다. 사실 한동안은 신청할 생각이 없었는데 skeb 수수료 면제 행사가 7월 말까지라는 소식에, 이미 초안 파일에 있는 주제를 언젠가는 의뢰할 거라면 지금 하는 게 윈-윈이지 않을까 싶어 7월 31일 신청했습니다. 첫번째 건처럼 승인-매입 간격을 역이용해 7월에 결제하고 카드 할인은 8월에 적용받는 '꼼수'를 부릴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skeb이 외부 링크에 민감한 것 같다는 이야기는 몇 번 했습니다만 심지어는 자신들 웹페이지 주소를 넣어도 두세시간 정도 홀딩하고 있는 걸 보면 특정 URL이 문제인 게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조건 추가 확인 작업을 거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작가분이 접수되면 바로 확인하는 편이어서 그렇게까지 지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루만에 받은 완성작의 콘셉트는 우이(블루 아카이브)와 나가토(하루히 시리즈) 옷 바꿔입기입니다. 우이 옷 입은 나가토 그림은 이미 커미션한 바 있기에 그 반대 조합을 의뢰하고 싶었지만 몇 번의 아이디어 수정 끝에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ウイと有希の衣装チェンジ!
— Lcron (@erukuron) August 1, 2023
skebリクエスト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 pic.twitter.com/h0J95POlKK
이번에도 덤 그림이 소소한 웃음을 주었는데요. 지난 커미션 글에도 언급했지만 이 분이 상상하는 나가토는 원작보다 사교적인데, 사실 작품을 본 적이 없는게 아닐까하는 '킹리젓 갓심'이 들게 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