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림은 오랜만에 환율 변화나 수상한 결과물에 시달릴 수 있는 픽시브 리퀘스트/skeb에서 벗어나 작가님께 직접 의뢰드린 건입니다. 작가분께는 5월 초에 연락드렸지만 선약이 있으셔서 7일에 입금했고, 완성작은 20일에 수령했습니다.
후술하겠지만 이번 그림 아이디어 자체는 몇 달째 품고 있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어떤 작가분께 보낼까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가분도 여러 번 의뢰했지만 나가토 유키는 한 번도 의뢰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아 보내야겠다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나가토 유키가 코제키 우이(블루 아카이브)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입니다. 요즘은 여러 이유로 귀하다는 '열람실 용도로 사용되는 열람실'을 배경으로 설정했는데 나름 태블릿을 넣어 모-던한 분위기를 내 봤습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뚜껑도 없는 머그를 사용하는 건 괜찮은가?'라고 태클이 들어온다면 사실은 SOS단 부실이라고 변명하는 플랜 B도 있습니다.
우이 캐릭터에 고서 전문가 컨셉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나가토와 의상 교환은 바로 커미션 아이디어 텍스트 파일에 오른 주제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야 의뢰하게 되었네요. 이전에 소개드린 '근본 없는' 커미션 주제 중 하나로 우이와 나가토가 동시에 등장하는 작품을 의뢰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이었습니다.
재밌게도 두 캐릭터 모두 안경 있음/없음 속성이 있습니다(기본 일러스트에서 '없음' 상태인 것까지 동일). 그래서 구상 단계에서는 안경 유무 바리에이션을 넣어볼까 하다가 추가금이 있다고 해서 쓴 버전만 의뢰했는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고 막상 구도에 필요한 소품 추가 비용은 생각 않는 바람에 결국은 예상 외의 지출이 나갔습니다.
물론 소품이 불필요한 아예 새로운 구도를 짤 수도 있었겠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이미 너무 질질 끈 아이디어이기도 하고, 내 자신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라는 느낌으로 과감하게 질렀습니다.
여담으로 이번에는 직접 의뢰에서는 대부분 그렸던 아이디어 스케치가 없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시도는 했지만 당황스럽게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더 도움이 안 될 해괴한 '물건'이 나와 포기했습니다. 다만 글을 쓰며 돌아보니 어떻게든 끝까지 그려봤다면 소품이 제법 필요하다는 걸 걸 일찍 깨달았을지도, 라는 생각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