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도 다르고 주제가 이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순전히 작성자 편의만 생각해 커미션 세 건을 묶어서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 그림은 지난 1월 의뢰했던 SIG MCX(소녀전선) 그림의 후속편입니다. 이번 케이스는 특이하게도 작가분이 먼저 연락을 주셨습니다. 지난 번 작품 작업할 때에 작가분과 대화하면서 다음 장면을 그릴 수 있다면 있다면 좋겠네요, 했지만 '밥이나 한 번 먹자' 수준의 발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그걸 기억해주시고 다음 커미션 열 때 연락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쨌든 거절할 이유는 없으니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을 보냈고, 2월 28일 입금해서 3월 26일에 결과물을 받았으니 4주 정도 걸렸네요.
지난 그림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갔으니 이번에는 그 결고로 '목표'를 확보했다는 컨셉인데요. 이번 그림은 캐릭터와 키워드를 제외하고는 작가에게 전적으로 맡겼는데, 상황을 설정한 지난 번 그림보다 더 잘 나온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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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turbo69 (@xxMAXTURBO69xx) March 26, 2023
Commissioned work for@nagato708 pic.twitter.com/7ZZN6uzWgo
이번에도 '건강한' 컨셉이지만 택티컬한 복장 때문에 정작 드러나는 부분은 팔뚝밖에 없어 작가도 그 부분을 가장 신경써서 그렸다고 하셨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전완의 매력에 빠져드는 게 아닌가하는 실없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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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turbo69 (@xxMAXTURBO69xx) March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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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xturbo69 (@xxMAXTURBO69xx) March 25, 2023
다음 커미션은 불타는양파 작가에게 신청한 그림입니다. 이 분께 신청하는 건 지난 1월 바니걸 의상 SIG MCX 이후 2개월만입니다. 이제는 딱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특유의 반실사 그림체가 매력 있어 꾸준히 찾게 되네요.
이번 그림의 아이디어는 커미션 문의 전날까지도 전혀 계획이 없었는데 남는 시간에 아이디어 메모를 정리하다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신청했습니다. 마침 타이밍이 좋아 대기열에 사람도 없어 3월 15일 신청해 나흘만인 18일, 완성본을 받았습니다.
의뢰서를 작성할 때에는 이 작가분께 아오이는 처음 의뢰인가 했는데, 엑셀 파일을 확인해보니 "유루캠" 극장판 보기 전 프로모션 정보를 바탕으로 의뢰한 적이 있었더군요.
캠핑용 장작을 직접 패고 난 뒤여서 조금은 힘들지만 보람찬 표정의 이누야마 아오이, 라는 컨셉입니다. 에전에 장작을 말 그대로 '쪼개는' 컨셉은 의뢰한 적이 있지만 평범하게 도끼로 장작을 패는 컨셉은 처음이네요.
코믹스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지만 거기서는 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설정 다른 느낌이 디었습니다. 다만 비용 문제로 '뇌피셜' 설정만 있을 뿐 막상 작품에 통나무나 장작이 등장하지는 않아 묘하게 세기말 혹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감성이 나는 게 재밌네요.
그냥 구두로만 설명할까 하다 왠지 제가 아쉬워 그린 아이디어 '스케치'입니다. 세간의 명대사에 따르면 두 번째는 첫 번째와 세 번째를 품고 있다니, 다음 기회가 있다면 다른 의상을 입혀보고 싶네요.
마지막 작품은 702_96 작가에게 신청한 이누야마 아오이 그림입니다. 2월 9일 신청해서 3월 26일 수령했으니 46일만에 받았군요. 최근에는 작업 페이스가 빠른 편이어서 3월 초에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다시 본업이 바빠지셨는지 평상시처럼 리퀘스트 기간 2/3를 채우셨네요(기간 내에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작가분 재량이지만요). 당초 3월에 신청할 생각이었지만 카드 할인 행사 등 이런저런 이유로 2월 초에 신청했는데, 환율이 오르고 작업 기간도 늘어났으니 결과적으로는 일찍 신청한 게 잘 한 일이 되었습니다.
의뢰하는 저조차 연작이 될 줄은 몰랐던 '피트니스 센터에 간 이누야마 아오이' 세 번째 작품입니다. [#1/#2]. 실제로 웨이트 운동하는 장면을 넣어야겠다 싶어 커미션으로 시도해보지 않은 운동 중에서 인클라인 벤치프레스를 골랐습니다.
경험적으로 이 작가는 캐릭터는 일정한 퀄리티이지만 소품은 조금 들쭉날쭉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잘 나온 쪽이어서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싶네요.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작가분 pixiv에 바로 직전에 올라온 리퀘스트 그림에도 덤벨이 등장하는데, 해당 작품과 달리 여기서는 무게에 따라 휘어지는 효과가 표현되어 있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커미션을 하면서 '절대'라는 말은 쓰지 않는 게 미래의 나를 위해 좋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해당 연작이 이걸로 끝이라 말하지는 않겠습니다만, 다음에 의뢰할 작품은 만약 캐릭터가 같더라도 다른 설정으로 가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