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비슷한 시기에 의뢰한 같은 캐릭터-소녀전선의 SIG MCX-를 병합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불타는양파 작가에게 의뢰한 건입니다. '인상깊었던 2022년 커미션 그림 선발'은 당초 연말 블로그 주제였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트윗 스레드로 갈음했었는데, 지난 10월 의뢰했던 흉상 SIG MCX가 유달리 눈에 밟히더군요.
해당 작품을 소개하면서 흉상으로 신청한 게 아쉽다는 코멘트를 붙였는데, 그 순간 영화 "인셉션"처럼 그 키워드가 머릿속 심층 의식에 박혀 버렸는지 계속 눈 앞에 해당 주제가 아른거리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작가에게, 여섯 자릿수 금액을 감수하고 반신으로 신청했습니다. 1월 8일 입금해 15일에 완성품이 나왔으니 딱 1주일이 걸렸네요.
'검은 토끼의 해'(계묘년)라는 명분으로 연말연시 pixiv와 그림 트위터가 토끼 농장이었던 영향을 받아 캐릭터 복장은 바니걸로 정했습니다. 마침 작가분도 신년 바니걸을 그리셨더군요.
의상까지 바꾸면 원본 캐릭터와 너무 멀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 토끼 귀는-'파워'라는 별명의 유래가 된-바이저의의 빨간색으로, 목에는 같은 체커보드 넥타이?를 매어 두었습니다. 바니걸 복장에 원본 의상 배색까지 가져올까 생각해봤지만 상상만으로도 별로여서 클래식한 검정색으로 했지만요. pic.twitter.com/qyIVw6f40A
— Paranal (@nagato708) January 16, 2023
구상 단계에서 '이 정도로 어레인지한다면 원본 캐릭터와 너무 멀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서 토끼귀 색은-파워라는 별명이 붙게 만든-고글에서 따 오고 목에는 원본 복장에도 있는 체커보드 스카프(넥타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少女前线 bunnygirl sig mcx (commission) pic.twitter.com/Nx7cABFbsw
— blameonion (@blameonion) March 30, 2023
보통 니치한 취향 커미션은 이미 그런 취향을 그리시는 분께 의뢰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분은 딱히 개인작에서는 건강함을 강조하지 않는데도 특유의 반실사 그림체로 멋지게 표현해 주셔서 가격이 오름에도 계속 찾게 되더군요. 기분 탓이겠지만 커미션을 넣을 때마다 표현이 점점 좋아진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음 의뢰한 그림은 ‘평범’ 했었지요.
선 긋는 용도로 쓸 때마다 Apple Pencil에 미안한 스케치도 오랜만에 등장했습니다(만약 다음 세대 iPad에서 Pencil 규격이 바뀐다면, 다시 구입할 생각은 없습니다).
두번째는 maxturbo69 작가 의뢰 건입니다. 작년에 트위터에서 한국 분인 걸 알고 나중에 커미션 여시면 연락 달라고 부탁드렸었는데, 이번 달 초에 아직도 하실 생각이 있으시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답하고 6일 입금했고, 본인은 최대 6주라고 하셨지만 25일에 결과물이 나왔으니 예정의 절반 정도 사용한 셈이군요.
커미션하면서 작가에게 어느 정도까지 내 생각을 써야 하느냐는 늘 고민거리인데, 이번 그림은 캐릭터와 아이디어 한 줄만 드린 사례였습니다. 특이한 연출에 반해서 신청했으니 제가 미주알고주알 지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영국 CTSFO 의상을 입은 MCX는 이전에도 커미션으로 소개드린 적이 있었지요. 초안에서는 캐릭터 기본 복장이었으나 작가 제안으로 이 쪽으로 궤도를 수정했습니다. (긍정적 의미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멋진 결과물이 나와서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습니다.
워낙 비정기적으로 커미션을 여시는 분이라 다음 기회가 언제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Stay back, SKK!"
— maxturbo69 (@xxMAXTURBO69xx) January 24, 2023
comm for @nagato708 pic.twitter.com/gDdvY5JPlQ
wip pic.twitter.com/z5FuAn2anB
— maxturbo69 (@xxMAXTURBO69xx) January 1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