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평상시 스마트폰에 케이스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가족 구성원에게 기기를 넘길 때에는 꼭 케이스와 함께 제공합니다. 케이스를 내켜하지 않으면서도 굳이 케이스를 한두개 사는 이유도 우선 가끔 필요할 때 쓰고, 나중에 양도할 때 바로 제공하기 위한 두 가지 목적을 취하기 위함입니다.
이 이야기는 iPhone 8에 씌워놓은 라이노쉴드 플레이프루프에서 출발합니다. 원래 7용으로 구입한 제품이지만 8에도 호환되어 씌워놨죠. 그런데 최근 케이스 상태를 보니 여러 번의 낙하와 찍힘으로 엉망이더군요. 후술할 이유로 폐기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놨는데, 이를 보시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제품을 구입할 당시에 조금 미끄러운 표면 때문에 평을 낮게 주었지만(요즘 파는 크래쉬가드는 낫다고 합니다), 년 단위 실사용 경험을 보면 제조사가 주장하는만큼 튼튼한 케이스이니 돈값은 하네요. 앞뒤가 유리인 8이기 때문에 케이스가 막아 주지 않았더라면-해당 제품 구입 당시에는 한국에는 없었지만-AppleCare+의 교체 2회가 있었어도 다 쓰고 없어졌을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도 디자인보다는 보호에 방점을 둔 케이스 라인업을 찾아보는 와중에, 마침 오픈마켓 특가 상품으로 UAG 케이스 라인업이 나오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반투명 케이스는 선호하지 않지만 내가 쓸 건 아니고, 가격이 좋아 구입 버튼을 눌렀습니다.
UAG PLYO라는 제품으로, 이 회사에서 반투명 케이스가 나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6s에서 8까지 단일 제품으로 커버하느라 하단에 헤드폰 잭 구멍이 있고, 색 선택권도 없어 받아보고서야 파란색인 걸 알았지만요. 다행히도 실사용자는 만족했습니다.
그렇게 새 케이스를 물색하던 과정에서 라이노쉴드 페이지도 들어갔는데 워런티 항목에 '평생 무상보증'이 있더군요. 적용 대상에 플레이프루프가 있어 고객센터에 문의하려니 접수 시 요구사항 중 하나인 구매 증빙이 걸리더군요.
3년 전 물건을 어디서 샀는지 도통 기억해낼 수가 없어 주요 오픈마켓/쇼핑몰 과거 기록을 검색하는 소거법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쇼핑 구매내역은 지난 2년간만 조회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네이버쇼핑 고객센터-금전 거래라고 사람이 받는 전화번호가 있습니다-에 문의히나 기간을 알려주면 메일로 구매내역을 보내줄 수 있다더군요. 그렇게 구매일과 명칭 등이 포함된 엑셀 파일을 받았습니다.
다만 외국 회사에서 엑셀 파일 한 줄을 구매 증빙으로 받아줄지 알 수가 없었는데,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 국내 수입처에서 언제 구입하였다고 명시하여 고객센터에 접수했습니다. 접수 24시간 내로 답변 주겠다더니, 시간을 꽉 채워 답변이 왔더군요. 플레이프루프 라인업이 단종된 시점에서 워런티는 종료되었지만, 재량권으로 30% 할인 쿠폰을 지급해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침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도 겹쳐 있어서, 쿠폰까지 합쳐 다른 제품을 쟁여놓기로 했습니다. (후속 이야기는 마음이 동한다면 따로 글을 쓰겠습니다.)
iPhone 7 케이스 이야기로 넘어가 보지요. 얼마 전에 배터리 교체한 그 제품입니다. 현재는 정품 실리콘 케이스를 사용하는데, 교체 당시에 살폈을 때에는 눈에 띄는 파손은 없어서 넘겼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꼼꼼하게 다시 살피니 코팅이 날려 있었습니다.
iPhone 8 때문에 정품 케이스도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할 수 있지만 역시 가격이 부담되더군요. 우선 오픈마켓 발 저가형 케이스를 살펴봤는데, 썩 마음에 드는 게 없었습니다. 이틀 정도 고민하다 Wirecutter의 스테디 추천작인 Smartish Kung Fu Grip을 미국 아마존에서 구입했습니다. 작년 XS 용을 써 보니 가격 대비 만듦새가 단단해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몇백 달러씩 구입 인증이 올라오는 때에 12달러짜리 플라스틱 쪼가리를 사는 게 재밌다는 생각은 했네요. 만약 며칠 더 고민했다면 위에서 길게 설명한 라이노쉴드 할인 쿠폰으로 7 케이스를 샀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사 타이밍이니까요.
슬슬 한국으로 이관될 때가 되었는데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군요. 늦어도 월요일에는 받겠네요. pic.twitter.com/8LGspvdKed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29, 2019
택배는 1주일을 채워서 도착했습니다. 브랜드명이 silk에서 smartish로 바뀐 것 외에는 패키징부터 내부의 과하게 신나보이는 홍보 전단까지 다를 게 없습니다.
이전에 구입한 XS 케이스와 비교해보면, 원래도 화러하지는 않았지만 브랜드 로고가 좀 더 차분해졌네요. 또한 위에서 소개한 UAG와는 달리 7/8만 커버해서 하단 뚫림도 깔끔하게 스피커/마이크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