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XS 예약 구매를 신청하고 나서, 케이스를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은 케이스 없이 쓰지만, 장소에 따라 필요한 경우도 있어 매 제품마다 한두 개는 구입하게 되니까요.
뉴욕타임즈 산하의 Wirecutter는 다양한 장비를 카테고리 별로 테스트해 추천 제품을 권해주는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가 지난 몇 년 간 iPhone 기본 케이스로 Silk Kung Fu Grip 케이스를 추천했습니다. 올해 iPhone XS/XR 케이스에서도 같은 제품을 추천했더군요.
한국에는 정식 수입이 되지 않는 제품이어서 매 년 궁금해만 하고 있었는데, 올해는 아마존에서 (조금 과장해서) 매 달마다 물건을 사다 보니 장벽이 낮아져서 한 번 구입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빨간색 케이스만 0.6달러 싸게 팔고 있기도 했고요.
한 달여만에 아마존 주문을 넣으니 ECMS의 어색한 한국어 트래킹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pic.twitter.com/eR5UxjQuyF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2, 2018
아마존 배송 주소에서 전화번호를 핸드폰으로 바꾸니 한국 특송사인 한진택배 측에서 자동 조회가 되네요. (여담으로 해당 택배사는 X 해상도 대응이 안 되어 있군요) pic.twitter.com/H7j3AWIcd9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4, 2018
아마존 주소록에서 대표 전화번호를 현재 핸드폰 번호로 수정하니 대한통운 측에서 바로 조회가 가능해지더군요. 이렇게 되면 굳이 ECMS에 번거롭게 연락할 필요가 없어지게 됩니다.
아마존 배송은 새벽 비행기를 타고 들어와 점심 때에 통관절차를 끝냈군요. 하루이틀 내로 도착하겠네요. pic.twitter.com/lRZJ1BAHL5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6, 2018
아마존에서 도착한 iPhone XS Silk 케이스. Wirecutter의 추천을 믿고 구입했는데 첫 인상은 나쁘지 않네요. pic.twitter.com/8Cv3VX9oXR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7, 2018
패키지는 7일만에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당황스러웠던) HDD와 달리 적절한 얇은 노란 서류 봉투에 담겨 왔습니다. 여담이지만 한진택배 송장에는 신 주소를 바탕으로 구 주소를 같이 적어 놓던데, 미국 현지 스탭이 맡은 건지 굳이 로마자 표기를 다시 한글로 적어서 ‘빽 회장님 밑에서 일하고이치’ 느낌의 지명을 만드는지 모르겠네요.
포장을 뜯어 보니 딱 케이스 크기만한 상자가 들어 있습니다. 상자 뒤쪽의 간편 탭을 당기면 케이스가 튀어나오는 군더더기 없는 구조입니다. 내부에는 디스플레이 보호필름이 있는데, 크기나 재질로 미루어 평면 부분만 덮을 걸로 보입니다.
당연하게도 UAG나 라이노실드처럼 보호에 집중한 케이스만큼 딱딱하고 두껍지는 않고, 애플 공식 실리콘 케이스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입니다. 약간 미심쩍은 기분으로 기기에 착용해보니 탄탄하게 착 붙어 괜찮네요. 뒷부분은 평탄하고, 옆부분은 요철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애초에 iPhone XS는 예전 6처럼 비누같이 미끄럽지는 않지만, 본인들의 광고문구인 "쿵후 그립"의 이름값은 하는 걸로 보입니다.
가격 때문에 빨간색을 구입했지만 막상 배송을 기다리며 조금 걱정하기도 했는데, 검정-빨강 조합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싶을 정도로 괞찮습니다. 빨간 펜처럼 새빨갛지도, 그렇다고 고무장갑 색도 아닌 살짝 검붉은 느낌입니다.
다만 아마존 제품명은 X/XS 용이라고 하지만 상자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듯 2017년 iPhone X 때 제품을 그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카메라 구멍은 자로 재어보지 않는다면 위화감이 없는 수준이지만, 하단부를 보면 스피커/마이크 그릴이 좌우 대칭으로 뚫려 있습니다. 예전 iPhone 6s용 라이노실드 범퍼를 3.5mm 헤드폰 잭이 없는 7에 썼던 일이 생각나네요.
iPhone 6 이후로 공식 실리콘/가죽 케이스에 대한 흔한 불만 중 하나가 하단부가 뚫려 있어 보호가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만 iPhone X부터는 하단 제스처가 중심이 되면서 사용성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죠. Silk 케이스는 네 면을 모두 커버하고, 디스플레이가 바닥으로 향해도 바로 본체에 닿지 않도록 살짝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하단 제스처를 할 때 조금 걸리는 건 필연적입니다. 물론 이를 감안해 살짝 윗부분에서 제스처를 하면 되기는 합니다만, 사용 습관에 따라서는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겠네요.
막상 구입하고 나서도 지하 상가에만 가도 널려 있는 저렴한 케이스를 굳이 해외에서 사 올 필요가 있겠나 싶었지만, 사용해 본 바로는 만족스럽습니다. 배송비를 포함해도 2만원 이하로 지갑에 구멍이 날 정도도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