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케이스 없이 쓰는 걸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케이스를 구입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얼마 전에 악명높은 올레샵에서 가죽 케이스를 구입했는데, 이번에는 라이노실드 플레이프루프를 구입했습니다. 스마트폰 케이스의 주류는 보호보다는 스크래치 방지 혹은 개성 표출을 위한 제품이 많은데 "튼튼한" 케이스에 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Otter같이 극단적인 케이스까지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밀리터리 컨셉인 UAG나 맥풀 케이스는 사용한 바 있습니다. 3m 높이에서 낙하해도 제품을 보호한다는 라이노실드 제품은 최근 한국에 정식 수입을 해서 처음 구입해 보았습니다.
사진에서 왼쪽이 라이노실드, 오른쪽이 애플 가죽 케이스입니다. 우선 보호를 강조한 제품답게 네 면이 막혀 있습니다. 사진에서 카메라 구멍 뒤로 살짝 보이는 것처럼 안쪽은 충격 흡수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벌집 모양이 새겨져 있고, 바깥쪽은 평평합니다. 하단 라이트닝 케이블을 끼우는 부분은 조금 여유가 있어서 두꺼운 서드파티 제품 라이트닝 케이블도 원활하게 들어갑니다.
버튼은 바깥에서 보면 독립된 부품 같지만 예전 애플 케이스처럼 단순히 홈을 파고 재질을 얇게 해서 눌릴 수 있도록 해 놓았기 때문에 버튼 누르기가 빡빡합니다. UAG나 맥풀은 버튼 부분에는 별도의 플라스틱을 달아 훨씬 버튼 느낌이 자연스러웠던 것과 비교했을 때 아쉽습니다.
며칠 스마트폰에 끼우고 사용해 봤는데, 버튼 이후 체감할 수 있는 건 바깥 부분이 약간 미끄럽다는 겁니다. 오히려 케이스를 끼고 나서 손에서 쓱 미끄러지는 경험을 몇 번 했을 정도입니다. 또 다시 비교하면 UAG 케이스는 - 컨셉과 보호 기능을 겸하겠지만 - 뒷면과 옆면에 요철이 있어 부피가 늘어났음에도 딱 잡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또한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이니 감수해야겠지만 지나치게 딱 맞물려 빼낼 때는 iPhone 6였다면 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을 줘야 합니다. 맥풀이나 UAG라고 해서 혼자 벗겨질 정도는 아니면서도 빼려고 할 때는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의아합니다.
짧은 시간 사용했음을 감안하고 평하자면, 한 개만 산다면 비슷한 가격의 UAG 아이폰 7 케이스를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번 UAG 라인업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뚫려 있던 후면 구멍도 사라졌던데 말이지요. 라이노실드가 보호 능력은 더 우월할지 모르겠지만, 기기 파손으로 돈을 버는 유튜브 채널이 아닌 이상 여기에서 검증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상적 사용에서는 케이스가 없을 때보다 더 미끄럽고, 음량 조절할 때마다 부서지도록 눌러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았습니다. 이 글을 올리고 나면 - 겨울이기 때문에 - 다시 가죽 케이스로 돌아가고, 이 케이스는 보호의 우선순위가 높아지는 행사가 있을 때에 가끔씩 사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