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커미션은 지난 달 수령했습니다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9월 첫 날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소개할 첫번째 작품은 3개월만에 재방문한 fireyonion 작가님께 의뢰한 건입니다. 이건 계획에 있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올해도 엔들리스 에이트를 보고 있노라니 SD가 아니라 정식 커미션을 하나 넣고 싶어져서 급하게 성사된 건이었습니다.
이 작가분께 부탁한 이유 중 하나가 (앞에 대기열이 없다면) 작업 속도를 대충 알고 있다는 점에 크게 작용했는데, 8월 22일에 의뢰해서 25일에 결과물을 받았으니 다행히도 예상이 어긋나지는 않았습니다. 예전에도 그렇게 손이 느린 분은 아니셨는데 어째 속도가 더 빨라진 기분입니다.
나가토 유키에게 '블루 아카이브'의 히비키(응원단) 복장을 입힌 콘셉트입니다. 잘 나온 의상 디자인이어서 블루아카 내의 다른 캐릭터에게 입힌 그림도 적잖게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쪽도 꽤 잘 어울리네요.
사실 작중의 나가토라면 저런 표정으로 어떤 복장이든 담담하게 입을 것 같다는 이미지여서 시도한 그림이기도 합니다. 지난 번 같은 작가분께 의뢰한 우이(블루 아카이브) 옷을 입한 나가토도 비슷한 사고회로를 거쳐 나온 것이고요.
같은 이야기를 8번 반복하는 작품을 매 년 챙겨보는 사람의 말이니 설득력은 없겠지만, '09년 하루히 TVA '한숨'편은 원본부터 암이 암을 낳는 전개여서 '엔들리스 에이트'까지가 괜찮았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물론 상대적 기준으로, 절대적 기준으로는 TVA 없이 '소실' 극장판을 냈어야). pic.twitter.com/kGYUgalRBe
— 나가토 유키 (@nagato708) August 27, 2023
여담으로 하루히 시리즈도 학교가 배경이어서 운동회가 잠깐 나오기는 합니다. 2009년 TV 애니메이션에서 생각하기에 따라 '엔들리스 에이트'보다도 짜증나는 에피소드인 '한숨'편 초반부에 운동회 모습이 반짝 지나가죠.
두번째 그림은 처음 신청해보는 작가입니다. 7월 1일 신청했는데, 작가 승인은 가장 빨리 받은 케이스였습니다. 하지만 수령은 58일째인 8월 28일 새벽에 도착했네요. X 계정에 개인작은 꼬박꼬박 올려면서 커미션 그림은 마감일이 가깝도록 소식이 없는 걸 보며 이전의 실패사례가 눈 앞에 아른거리고, 기간 도과로 '터지는' 것까지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멀쩡한 그림이 나왔습니다.
이누야마 아오이(유루캠) 복장 교환 시리즈의 시리즈의 일환으로 '블루 아카이브' 학생회(정확히는 학생회장 대리 나나가미 린) 복장을 입고 있는 모습인데요. 복장과의 조화는 얼추 예상한 느낌이었는데, 작가분이 뒤쪽에 추가한 '헤일로 도우미' 치아키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월요일 아침부터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치아키가 옷을 입혔다는 설정인가?' 했는데 들고 있는 막대롤 보고 아 했습니다.
세번째 그림 주제는 오가타 칸나(블루 아카이브)입니다. maxturbo 작가님께 맡긴 세 번째 작품으로, 단일 그림으로는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한 건이기도 합니다. 지난번에는 작가분이 먼저 연락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평범하게 제 쪽에서 먼저 접촉했습니다. 7월 14일 입금해서 8월 30일에 완성본을 받았으니 47일, 얼추 6주 반 걸린 셈이군요.
큰 설정을 드리면 디테일한 복장이나 배치는 작가분께서 채워주는 시스템인데요. 지금은 데스크워크 위주이지만, 현장에 좀 더 자주 투입되던 시절에는 이런 모습이었을까 상상하며 의뢰해 봤습니다.
commissioned work for @nagato708 pic.twitter.com/iJVqb6Rvbk
— maxturbo69 (@xxMAXTURBO69xx) September 6, 2023
P90을 들고 있는 건 순전히 제 취향이지만-원래 무장인 글록은 허벅지 홀스터에 차고 있습니다-만약 누군가가 묻는다면 실제로 P90은 미국 경호국 등 특수목적 부대에서 채용하고 있다고 답하겠지요. 물론 헤드록당하고 싶은 팔뚝을 포함해 체형이 유달리 듬직한 것도 제 취향이 반영된 부분입니다.
여담으로 원본 디자인으로는 '이러니 키보토스 치안이 엉망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발키리 모브도 저렇게 입혀놓으니 참 듬직한 게 재밌네요. 사실 칸나 디자인은 작가분과의 첫 작업이 아니기도 하고, (하단에 첨부한) WIP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지만 이 쪽은 완성되고서야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Wip (tbh it's not. Just finished the whole painting with backgroumd but i gotta play hardworking artist) pic.twitter.com/VaDetfTRDG
— maxturbo69 (@xxMAXTURBO69xx) August 30, 2023
— maxturbo69 (@xxMAXTURBO69xx) August 1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