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림은 신청서를 작성하기 직전까지 구상용 메모장에도 없던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주 SIG MCX 커미션 포스팅할 당시에는 쓰지 않았지만, 사실 해당 아이디어는 P90(소녀전선)으로 의뢰하려 했던 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레퍼런스 이미지를 잘못 넣어 SIG MCX가 나왔지요. 오롯이 제 잘못인 데다, 그림 자체는 만족해서 해당 글을 쓸 때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그렇게 끝내기는 아쉬워-이번에는 확실하게 모든 링크를 확인한 뒤-P90을 주제로 한 리퀘스트를 같은 작가에게 12월 17일자로 보냈습니다.
깨어 있을 때는 알림을 켜놓고 상시 대기중이신지, 이번에도 10분만에 승인되었습니다. 이번 건은 한동안 지속되었던 '리퀘스트 비공개' 원칙을 바꿔 다시 공개해 두셨던데, 니치 중에서도 작은 구석에 있는 저의 아이디어 방향성은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작가분의 심경 변화가 있었던 걸로 추측해볼 따름입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예상에 없던 추가 지출이어서 전신 권장금액인 9000엔 대신 8000엔을 적어 제출했습니다. 리퀘스트 공지에 따르면 상체(배꼽까지)는 7천엔, 전신은 9천엔이니 중간인 8천엔을 보내면 반신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요. 만약 작가분이 '7천엔+팁'으로 상체만 그린다면 1천엔은 소품 값으로 자기 합리화할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이전 글에도 썼듯 작가분 작업 속도가 돌연 빨라져 이번 그림은 9일만인 27일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기본 복장은 같은 작가분께 의뢰한 바 있어 탐정 스킨을 골랐는데, 이번달 내로 나올 줄 알았더라면면 크리스마스 의상을 골랐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번 그림 컨셉은 P90(소녀전선)이 덤벨 컬하다 '여러분'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려 윙크한다는 설정입니다. 쾌활한 표정부터 묵직한 팔뚝까지 어느 하나 빠질 데 없는 그림을 감상하고 있노라면니 예상에 없는 추가 지출인 것을 잊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예상대로 배경 없는 반신 그림으로 나왔으니 그 또한 좋은 일이고요.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 2022년은 사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더 이상의 예단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원래는 지금쯤 올해 커미션을 돌아보는 게시물을 올리려고 했는데 이번 달에 커미션이 너무 몰리는 바람에 (만약 쓰게 된다면) 음력 설 즈음에나 올리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