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미디어 구입은 개인적인 기록을 겸해서 글을 쓰는 편이지만, 도서 쪽은 새로 알게 된 책이나 완결 등이 아니라면 따로 쓰지 않는 편입니다. 예전에도 만화책이나 라노벨을 많이 모으는 편은 아니었지만, 읽던 작품은 완결되거나 끝날 기미가 없으면 중고서점으로 보내버린 뒤에는 절대적인 우선도도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만화 신간 목록도 예전처럼 부지런히 챙겨보지 않는데, "GA 예술과 아트디자인 클래스" 6권이 9월 신간 목록에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반신반의하며 출판사 블로그에 갔더니 정말 9월 발매 목록에 올라가 있더군요.
2014년 6월 "GA..." 일본판 6권을 구입할 때에는 그냥 우선순위가 늦어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3월 GA 완결권이 나왔을 때 즈음에는 작성한 글에서는 ‘번역 우선순위가 끝도 없이 밀린다’며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미나미가”처럼 한국어판이 조용히 사라지는 결말을 맞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이제는 후일담에 후속작까지 나왔으니 정말 옛날 이야기입니다만 “늑대와 향신료” 17권 한국어판이 일본 발간 후 2년이 지나서야 나왔을 때 제법 시끄러웠죠. 같은 기준으로 GA 6권의 일판(2014년 1월 발간)과 한국어판 발매 텀을 비교해보면 무려 4년 8개월만입니다.
“GA...” 5권과 6권 판권. 번역자가 바뀌고 도로명주소 표기가 보급될만큼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pic.twitter.com/8QOtU2fdwn
— 나가토 유키 (@nagato708) September 21, 2018
* 상단이 5권, 하단이 6권
일단 눈에 띄는 건 4컷 제목 부분 글꼴이 바뀌었습니다. 또한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5권의 경우 책이 꽤 갈변되었는데, 오히려 더 이전에 구입한 1~4권은 이 정도로 갈변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더군요. 제가 종이 전문가는 아니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격이 변하지 않았으니 구성이 다른 종이를 사용하지 않았나 싶네요.
리사이즈된 사진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원본과 비교해보면 발색이나 종이 느낌이 조금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에 인용한 판권란에서 알 수 있듯, 5권과는 다른 분이 번역을 맡았습니다. 7권짜리 만화책에 번역자가 세 명째가 된 셈이지요.
번역 품질은 미묘합니다. 오타부터 시작해서 캐릭터 간 호칭을 섞어 쓰거나 동급생 존댓말 캐릭터인 키사라기가 번역체를 반말로 바꿨다 말았다 오락가락하기도 합니다. 한 군데는 역주 표시만 있고 정작 하단에 역주가 없더군요. 이제 와서 이 작품을 시급하게 발매해야 할 외부적 요인을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입니다.
처음 한국어판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시 계약서에 완결까지 발간하지 않았을 때에 불이익이 있다는 조항을 이제서야 누군가 발견한 게 아니냐는 농담을 던졌는데, 진짜 그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이제 와서 물릴 수는 없을테니 아쉬운 대로 완결권인 7권까지 나와 책장의 '이빨'을 채워주리라 기대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작품에 대해 이 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되셨다면 만화와 2009년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모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일상물이 취향에 맞으신다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만화 한국어판은 중간의 오랜 공백으로 품절/절판 상태여서 중고시장에서 구해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