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6월에 드디어 최종권 출판일정 소식이 나왔을 때 분을 꾹꾹 눌러담아 쓴 글에서 이미 한탄은 다 했으니, 이제는 받아서 읽을 뿐이죠.
사실 본편은 16권으로 끝이고, 17권은 에필로그+단편 세 개입니다. 16권과 작가 후기를 읽어보면 작가 본인은 에필로그를 따로 쓰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편집부 의견으로 썼다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에필로그를 읽어보면 “옛다 먹어라” 식으로 성의가 없는 건 아닙니다. 본인도 17권 후기에서 늑향으로 쓸 수 있는 건 이걸로 다 써서 후기도 못 쓰겠다는 식으로 언급하니까요.
다만 16권 나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중간 텀이 길다보니 앞 내용이 기억이 안 납니다. 예를 들어 에필로그에서는 지금까지 나왔던 사람들 이름이 언급되는데 대체 뭔 일이 있었는지, 하다못해 저런 사람이 나오기는 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진지하게 시간 있을 때 첫 권부터 다시 읽어야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17권 역자 후기에는 “16권 번역해서 넘긴 지가 언젠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17권을 손에 들고는 또 오래 걸렀습니다.”라는 언급이 있습니다. 하루히 시리즈 10권에 역자가 띠지에 “교문을 나와서 나가토네 집까지 약 4년.”이라고 언급했던 게 생각나네요. (물론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다른 경우이기는 합니다만)
제가 라노베를 완결권까지 읽은 게 이게 처음이군요. 애초에 몇 종류 사지도 않았지만 끝까지 읽은 게 없습니다. 작가가 완결을 안 내거나, 한번에 몇 권 샀는데 1권 읽어보고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방치해둔 경우도 있고, 완결은 났는데 막상 읽지를 않은 경우도 있었거든요.
평균적으로 봤을 때, 보통 제일 처음 접한 매체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늑대와 향신료같은 경우에는 애니보다는 책이 잘 나왔습니다. 코믹스도 괜찮긴 한데, 한 권 당 스토리 진행속도가 느려서 어디선가 적당히 자르지 않는 이상 책장 두 줄은 채울만큼 책이 나와야 진도가 나가겠더군요.
참고로 늑향 작가분인 하세쿠라 이스나 씨는 2012년부터 “막달리아에서 잠들라マグダラで眠れ” 라는 라노베를 연재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학산에서 2014년 1월부터 번역본을 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