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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Air (M2) 1년 사용 단평
기술

iPad Air (M2) 1년 사용 단평

2025-10-17

iPad Air (M2) 구입한 지 이번 달로 1년을 채우기도 하였고, 애플에서 이번 주 iPad Pro (M5)를 보도자료로 출시하는 걸 보고 1년 사용기를 가장한 OS 버전 26에 대한 불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촬영을 위한 세팅 사진이지만 등장하는 장비는 모두 실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출할 때에는 애플 정품 케이스 커버를 접어 만드는 스탠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iPad 초기부터 세로 사용에 익숙한 탓에 이제는 10년도 넘은 접이형 거치대도 함께 휴대하고 있네요.

블루투스 키보드는 올해 중순 만 원짜리 알리 발 기계식 키보드가 고장 나면서 바이럴에 낚여 구입했지만 사용성이 별로여서 서랍에 처박아두었던 삼성 스마트 키보드 트리오 500을 쓰고 있어. 여전히 애플 제품에 연결하면 초기 연결 속도도 느리고 특수키 사용도 불편하지만, 그나마 키감은 (당시 리뷰에도 썼듯) 동시대 노트북 정도는 되어서 참고 쓸만하네요.

본품 이야기로 들어가면, iPad Air (M2) 하드웨어에는 만족하고 있네요. 애초에 이전까지 Pro 제품을 구입했던 것도 일반 iPad가 교육용/키오스크용으로만 쓸 수 있을 포지셔닝이었기 때문이었는데, M 시리즈 SoC를 탑재한 Air 이후로는 이쪽이 매력적인 느낌입니다.

Pro 대비 하드웨어 부분에서 부족한 점으로 지적되는 60Hz 주파율 디스플레이나 Touch ID 같은 경우도 일부러 고사양 기기와 비교하지 않으면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다만 올해 iPhone 라인은 120Hz 디스플레이가 일반 라인업에까지 내려왔는데, 과연 차세대 iPad Air나 mini에 고주파율 디스플레이가 들어올지 궁금하네요.

결과론적 이야기이지만, 올 초 출시한 Air (M3) 한국 가격이 환율 이슈로 약 5만 원 오르면서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Pro 라인은 신제품이 없음에도 같은 시기 약 10만 원씩 가격을 올려 이번 M5 출시에는 한국 가격 변동 없어)

반면 올해 애플에서 선보인 iPad 소프트웨어는 너무 겉멋이 든 Liquid Glass에 대한 불만 이전에 새 멀티태스킹 시스템 (윈도우형 앱)에 대한 불만 사항이 있습니다. 지난 6월 WWDC 2025에서 새 iPad 멀티태스킹 시연 영상을 봤을 때까지만 해도 이맘때에 이런 평가를 할 줄은 몰랐네요.

WWDC 이후 아무리 서브 기기라 하지만 개발자 베타는 주저되어서 퍼블릭 베타가 출시된 날 바로 iPad에 버전 26을 설치해 보았는데 반나절만 써 봐도 터치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하더군요. 좌상단의 작은 신호등 버튼을 눌러 창을 키우고 줄이고 움직이는 손가락 제스처 몇 번으로 두 개의 프로그램 띄울 때와는 느낌이 영 달랐습니다.

* 애플의 홍보 문구로는 '새롭게 재탄생한 직관적인 윈도우 관리 시스템'이 터치 환경에서 18 대비 얼마나 비효율적인이 보여주는 시연 영상

소화면 노트북 써 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11형 화면에서는 창을 여러 개 쌓아두는 게 딱히 직관적이고 생산성이 높아지지도 않습니다. 21cm (8.3형) 디스플레이 iPad mini에서 창 관리의 영광을 누리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질 지경이네요.

버전 26 정식 출시 이후 '나만 너무 시대에 뒤쳐져 있나?' 싶어 레딧 관련 커뮤니티를 방문해 평소에는 들어가 보지도 않던 iPad 관련 서브레딧 글도 읽어봤는데, 혹자는 내심 터치스크린 지원 macOS를 원하는 '목소리 큰 소수'가 iPad를 망쳤다고까지 주장하더군요. 물론 애플이 유튜버 평론을 보고 새 멀티태스킹 방향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무슨 의도에서 적은 말인지는 알 법해서 피식했네요.

이와 관련해, 제가 구독하고 있는 블로그에서 파편적으로만 하고 있던 생각을 잘 정리해 둔 글을 올려 결론 문단 인용 및 본문 링크해 두겠습니다.

iPadOS 26 업데이트 이후 이제야 아이패드 프로가 쓸만해졌다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 아이패드를 일상적인 컴퓨팅 목적으로 쓰는게 맞는가하는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오히려 아이패드가 진정 아이패드 다웠던 단순한 부분들이 사라지고 기존 데스크탑 운영체제가 갖고 있던 문제들을 그대로 가져왔으니까요. 그냥 열등한 맥북이 된거죠.

iPadOS 26 이후 열등한 맥북이 된 아이패드 프로 - Open Sea

iPad 관련 글 쓸 때마다 적게 되는 이야기이지만, 출시된 지 15년이 지난 제품임에도 여전히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제품과 시장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 돈이면' 논리로 딱히 쓸 일이 없어도 예산이 허락하는 대로-가끔은 그 한계를 넘어서-최대 사양을 구입하는 게 미덕처럼 통용되는 기술 커뮤니티에서도 타블렛 분야는 직구를 해서라도 악착같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말이죠.

어쩌면 애플도 그런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가 뭔데요?'와 같은 도발적인 광고를 내놓았지만 결국 "옛다, 익숙한 데스크톱 패러다임 줄 테니 이거 먹고 떨어져" 하면서 반쯤 던져버리는 선택을 한 건지도 모를 일이지요. 다만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른 부분인데, 26 업데이트 후 첫 온보딩에서 단일 프로그램만 쓸지 윈도우 앱을 쓸지 고르라고 한 걸 생각하면 새 시스템이 '터치 퍼스트'인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차라리 삼성 DeX처럼 외부 모니터나 스마트 키보드를 연결하면 이번에 새로 도입한 윈도우형 앱 모드를 기본으로 보여주고, 터치 상태에서는 이전처럼 자유도는 낮지만 터치 조작으로 다루기 쉬은 기존 멀티태스킹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게 양쪽 모두 만족하는 결론이 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단 iPad는 버전 18에서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관망 중입니다. iOS가 특성상 서드파티조차 최소 버전 높아지는 게 빠르지만 그래도 1년 전 현역인 OS의 지원까지 끊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지요. 26.1 베타에서 슬라이드 오버 비슷한 기능을 추가한 걸 보면 터치 친화적인 제스처나 기능을 다시 추가해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 회로' 도 돌려보지만 애플의 소프트웨어 역사를 아는 사람으로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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