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진을 정리하다 네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한 지 벌써 11개월이 지났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따로 중기간 사용기를 쓰지는 않았습니다만,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네스프레소가 캡슐커피 업계의 스테디셀러라는 건 단순 마케팅이 아니었음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고 하겠습니다.
사용자가 많고 복제 캡슐도 상대적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보니-네스프레소가 버츄오 라인을 론칭한 이유 중 하나가 캡슐 독점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캡슐 선택지 또한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처음 생각처럼 부지런히 새 회사의 캡슐을 시도해보지느 못하고 커뮤니티 추천 일리 캡슐과 네스프레소 정품 캡슐을 번갈아가며 마셔 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커뮤니티 핫딜 게시판에 저렴하다고 올라온 캡슐 하나를 마셔보고는, 글을 남겨야겠다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결과물을 얻었습니다. 해당 캡슐 가격의 경우 제가 구입한 40개 포장이 핫딜가 기준 1만5천원대로, 좋은 가격의 일리 캡슐 직구가와 비등한 수준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로르(LOR) 사에서 만든 네스프레소 캡슐인데, 한국 수입담당이나 본사 소개에 따르면 캡슐커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고 합니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여서 반신반의하며 구입했는데, 검은색이 주종인 그럴듯한 포장에서 한 번 놀라고 수령한 날 저녁 커피를 내려 마시고 한 번 더 놀랐습니다.
마침 일리 캡슐의 맛에 질려가던 시점이어서 임팩트가 더욱 강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커피 원두로도 유명한 회사 제품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만, 커피는 철저히 기호식품의 영역이니까요. 저뿐 아니라 캡슐 커피를 공유하는 분들도 일리에 대한 평가가 예전같지 않아 평균 단가가 오르더라도 네스프레소 자체 캡슐 위주로 재편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일리만큼 널리 알려져 있거나 행사가가 자주 나오는 제품은 아닌 걸로 보이지만, 이번 40개입 패키지를 다 먹으면 조금 더 비싼 가격에라도 켑슐 상자에 쟁여두고 싶을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