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구입한 네스프레소는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첫 커피를 내리려다 전 날 마지막 캡슐을 제거하지 않았음을 깨닫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 빈도도 처음보다는 줄었습니다.
아직 웰컴 오퍼 캡슐 150개도 제법 남아있지만, 구매 글에도 썼던 제삼자 캡슐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결국 캡슐 유통기간을 계산해 본 뒤 징검다리로 섞어 마시면 되지 않겠냐며 제 자신을 설득한 뒤 일리 캡슐 100개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일리 캡슐은 클래식(에스프레소/룽고), 인텐소, 포르테(순서에 따라 진해짐) 그리고 디카페인 총 네 종류가 있습니다. 저는 인텐소와 포르테 각 40개, 클래식 20개 조합으로 구입했는데요.
제삼자 네스프레소 호환 캡술 중 가장 유명한 일리 제품 주문. 해외직배송인데도 1주일 전후(영업일 기준 4일)로 도착하는군요. 처음이니 종류별로 섞어 구입했는데, 인텐소 평이 가장 좋아 이를 가장 먼저 시음해 볼 예정. pic.twitter.com/xgV4jNMTJb
— 나가토 유키 (@nagato708) April 9, 2021
제품을 받은 첫 날 인텐소를 내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셔 본 뒤 처음 떠오르는 단어는 '둥근 맛'이었습니다. 네스프레소 캡슐의 경우 입에 붙지도 않는 다양한 이름의 캡슐을 내놓으며 각 캡슐에 조금씩 변주를 주어 각각의 개성이 있다고 한다면, 일리 커피는 모난 데 없는 평균적인 커피 맛이라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 다음 마신 클래식은 위에서 말한 풍미 기조는 같지만 유의미하게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클래식은 아침에 마셔도 부담없을 정도라면, 인텐소는 정신이 번쩍 들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은 강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가장 진한 맛인 포르테를 마지막으로 마셔 보았는데, 조금은 당황스럽게도 인텐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바로 마셔본다면 둘의 차이가 분명 있겠지만, 캡슐로 내린 에스프레소는 대부분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마시기 때문에 같은 양의 물을 탄 상태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아직은 첫 인상이니 계속 번갈아가며 마시다보면 차이가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요.
퍼스트파티 네스프레소 캡슐은 상술했듯 종류가 다양하다보니 일괄적으로 비교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웰컴 세트 기준으로 굳이 줄을 세운다면 만족스러운 캡슐 라인(이스피라치오네 진한 맛)과 비교해서는 아쉽지만 '이런 맛을 왜 강조했을까?'하며 갸우뚱했던 라인보다는 맛있습니다.
아직까지 각 캡슐별로 두어잔 마셨지만 첫 인상만으로도 왜 사람들이 일리 캡슐을 추천했는지 알 만합니다. 여전히 재고가 너무 많은 게 아니냐는 불안이 마음 한 구석에 있지만, 또 마시기 시작하면 금방 없어지는 게 커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