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작가분께 연속으로 커미션 신청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의뢰하는 입장에서는 자금이나,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작가분 시점으로 선약이 많아 (감염병 이전) 놀이동산 대기열처럼 기다려야 하거나 다양한 이유로 줄 설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지난 번 리퀘스트를 수령한 날인 10월 3일, 바로 다음 주제를 픽시브 리퀘스트로 신청했습니다.
筋肉絵でのいいね最高記録を更新しました!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October 8, 2021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https://t.co/F6CkJthJWJ
근육 그림으로는 '좋아요'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와 같은 '급발진'의 원인 중 하나는 지난 번 그림이 유달리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의뢰한 이후 작가 트윗으로 해당 그림 트윗이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는 언급이 올라온 걸 보고 '황철석을 금으로 보았던 건 아니었나보다'하며 자기 합리화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지요.
이번에도 7천엔 오퍼를 밀고 나가려 했으나 (완성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런저런 소품을 추가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안을 거절당하거나, 괘씸죄로 상반신만 나올 수도 있겠다는 우려에 제출하기 직전 500엔을 더해 신청했습니다. 결제 시점에서 100엔/원 환율이 1060원대였는데-얄궂게도 100 JPY/KRW 환율은 10월 초 이래로 하락세여서 글 작성 시점 기준 약 1030원이네요-엔화 기준 금액 증가분은 500엔이지만 환전해 원화로 따지면 만 단위가 바뀌더군요.
환율 이야기를 꺼낸 김에 사족을 붙이자면, 지난 달 신청한 픽시브 리퀘스트는 9월 28일 결제했지만 정작 카드사 전표 매입이 10월 5일에 발생해 10월 카드 실적으로 들어갔더군요. 사용한 카드는 해외 결제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이를 승인일이 아닌 전표 매입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9월 한도 대신 이번 달 한도를 잡아먹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죠.
해당 부분을 주의했더라면 10월 건은 (할인폭이 작은) 다른 카드로 결제했겠지만, 전월 카드사 청구서를 받아보고서야 상황을 파악했기 때문에 '사고'를 인지했을 때에는 이미 엎질러지고 자연 증발까지 끝나 희미한 물때만 남은 상황이었지요.
다시 리퀘스트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이번에도 신청 접수 몇 시간 내로 작가가 승인했다는 답변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대기열 앞에 사람이 있어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은 예상하고 들어갔습니다만 개인 사정까지 겹쳐 실제 작업은 10월 3주차에야 시작되었습니다. 공정하게 접수일(10월 3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22일 소요되었네요.
이번 캐릭터는 제목에도 썼듯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에 등장하는 P90입니다. 새삼스럽지만, 게임도 해 본 적 없는 캐릭터로 여러 번 커미션을 넣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네요.
"시월에 크리스마스 의상이라니?"라는 의문이 드실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핼러윈만 지나면 바로 크리스마스 분위기 시작이는 말도 있으니 이를 따르기로...는 농담이고 해당 캐릭터의 다른 의상은 이전에 다른 커미션으로 의뢰한 바 있기에 새로운 복장으로 의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로서 해당 캐릭터의 게임 내 의상 3종을 모두 커미션하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그림에 포함된 말풍선은 없어 작가 pixiv 코멘트를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상대방은 진심을 내고 있는데 마음껏 기만 플레이해도 1mm도 지지 않는 압도적 파워.
서두에서 언급한 '추가' 500엔을 작가는 '배경 추가'로 해석했는지 이번에는 배경이 들어간 그림을 받았습니다. 왜 하필 허물어져가는 콘크리트 벽을 묘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벽면까지 표현할 계획이 있었다면 사업장에 있는 무사고 현황판 레이아웃으로 'n명 연속 승리' 현황판을 추가해도 재밌었겠다 싶네요.
이런저런 말을 붙이고 싶지 않을만큼 요청한 내용을 잘 표현한 그림입니다. 예를 들어 겉옷이 튿어진 효과는 번역기를 거친 투박한 설명에도 없던 작가의 '킥'인데, 해당 니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 가능하였겠지요. 하지만 여기는 트위터가 아닌 블로그인만큼 굳이 살을 붙이자면, 팔씨름 경기에서 (그림에는 팔만 등장한) 상대방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느낌을 담고 싶었습니다.
화면 너머 '앞'을 보고 인사하는 자세로 설정한 건 팔씨름 하면 보통 떠오르는 구도에서는 캐릭터의 측면만 보여 가격 대비 효율이 적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전 문단에서도 언급한 여유로운 상황을 강조하는 요소이기도 하지요.
글을 마무리하면서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 일어날 수 있다'는 출처 불명의 문장이 떠오르는데, 말이 씨가 될지는 두고 보아야겠지요. 덤으로 작가분이 본인 트위터에 올리신 작업중 스케치와 완성본 트윗 연작을 붙여 두겠습니다.
wip pic.twitter.com/h0aSApkCZA
— ししのぞみcommision open (@duelist_rui) October 18, 2021
inked pic.twitter.com/YiyMps3bNm
— ししのぞみcommision open (@duelist_rui) October 21, 2021
【Commision】ドルフロのP90を描かせていただきました! pic.twitter.com/5yquLJT88p
— ししのぞみ (@duelist_rui) October 24,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