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미즈키 나나 관련 구매를 할 때마다 제품 그 자체보다는 배송 사연을 길게 늘어놓게 됩니다. 이 쯤 되면 징크로 분류해야 하나 싶을 정도네요.
이번 40번째 싱글 FIRE SCREAM은 두 곡짜리입니다. 그에 맞춰 990엔(약 1만1천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11월에 개최하는 온라인 라이브 응모권이 구매 인센티브였습니다.
배송 대행 업체 비용에 고민하고 기다리는 데에도 지쳐 아마존 재팬 직배송을 걸어두려 했더니 예약상품에 해외 배송을 닫아 두더군요. 감염병 시대의 불확실성 때문인지 단순히 취소물량이 많아 취한 조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존답게 정책 안내 페이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추측만 해 볼 따름입니다.
아마존 재팬이 예약제품의 해외배송을 묶어놓는 게 언제부턴가 정책저럼 되었다기에 다른 분야 상품 검색해보니 정말 배송제한이 걸려 있군요. 감염병 때문에 미리 받아놨다 막상 때가 오면 배송이 막힐까봐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https://t.co/EhYDpaDCS3 pic.twitter.com/Gyimp8pKJd
— 나가토 유키 (@nagato708) September 7, 2020
참고로 출시일 직전에 자사에 물량이 들어오면 해외 배송도 다시 열립니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배송이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아마존 재팬을 기다리는 게 나았겠지요.
그래서 다시 배송대행지를 끼고 국내 배송만 하는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려고 둘러봤습니다. HMV는 아예 EMS 해외 배송은 잠정 중단해놨더군요. 몇 년 전에 해외배송 단가를 올린 뒤로 직접 배송받아본 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만, COVID-19으로 하늘길이 막히기 시작할 때의 정책을 유지하는 걸로 보입니다. 최근 자주 이용한 KAC 직영 킹크리당은 일본 내 배송비가 비싸 제품 가격의 2/3를 부담할 지경이라 결국 HMV 국내 배송을 배송대행지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경쟁도 활발한 미국 배송대행지와 달리 일본 쪽은 참여 업체도 적고 정보는 더더욱 적습니다. 그나마 조사를 해 보니 적절한 가격에 긍정적인 평가도 있는 대행지를 발견했습니다. 신규 가입하면 주는 쿠폰까지 보태면 나쁘지 않겠다 싶어 그 쪽으로 주소를 정해 예약구매를 눌렀습니다.
발매일 며칠 전에 시작된 배송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지 배송조회로는 도착 표시가 되었는데도 대행지에서는 연락이 없어 무슨 일인가 싶어 접속해 봤는데, 홈페이지에 일본은 선편과 항공이 다른 주소를 쓰는 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순간 등골이 서늘해져 일본 측 주문메일을 열어보니 아뿔싸, 제 CD는 선편 창고에 도착했던 겁니다.
급하게 신청서를 선편 쪽에 다시 쓰고, 물건 도착한 뒤에 쓴 셈이 되었으니 문의함에 별도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도 해당 문제는 몇 시간 내로 해결되어 같은 날 입고 결제까지 완료했습니다. 그나마 CD 한 장이라 가장 낮은 무게로 처리되어 항공편보다 조금 싸게 정산되긴 했는데, 기회비용 생각하면 자랑할 일도 아니지요. 일단 급하게 정보 갱신과 정산까지 마무리하고 한숨 돌리고 나서야 선편 배송 안내를 읽어보니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린다더군요. 게다가 감염병 영향으로 인해 입항 빈도가 줄어들고 하역 시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는 추가 사항이 붙어 있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연휴다 뭐다 해서 정신 팔 일이 많아서 하루하루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딱 1주일을 채우고 나서 소식이 없나 진행상황 열어보니 그 날 입항 처리가 되었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국내 택배 정체를 만나 사흘을 더 기다려서야 제품을 받았습니다.
사연 많은 미즈키 나나 40번째 싱글 FIRE SCREAM 도착. 이미 음원으로 즐기고 있었지만 물건보다 더 비싼 배송료를 부담하면서라도 실물도 갖고 싶은 게 팬 마음이죠. pic.twitter.com/r7f6JoU700
— 나가토 유키 (@nagato708) October 16, 2020
HMV의 미즈키 나나 특전사진. 주객전도형 농담으로 특전 엽서에 음반이 사은품으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더 편하려나요? pic.twitter.com/4X9C3j6AUV
— 나가토 유키 (@nagato708) October 16, 2020
본편 자체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음원 제공하고 있으니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전에 별도 글로 소개한 카운트다운 트윗 묶음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우니 FIRE SCREAM PV를 소개하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시국에 맞게 최소한의 인원으로 스튜디오 느낌으로 찍었는데, 제한 속에서 창의성이 나온다는 말에 맞게 잘 빠진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