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운영한 지가 10년째라는 걸 도메인을 연장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중간에 한 번 도메인을 바꿨지만 티스토리 연동을 위해 구입한 것도 아직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블로그에 가장 먼저 쓴 글은 2009년 7월 20일, 적절하게도 새 도메인을 주제로 했더군요.
여담으로 리디렉션도 없앨 만큼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존 도메인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예전에 무료로 제공하던 G Suite가 해당 도메인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월 6달러인 기본 G Suite 비용보다 도메인 연장 비용(연 2만원)이 훨씬 싸기 때문이지요.
티스토리 이전에도 무료 블로그,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개인 홈페이지를 운용했지만 꾸준히 글을 쓴 걸로는 여기가 가장 오래되었군요. 어느 시점부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거의 글을 쓰지 않으니 온라인에서 가장 긴 글을 오랫동안 남기는 장소가 되었네요. (역시 10년 간 이어 온 트위터는 욱여넣어도 한 문단이 한계이니까요.)
이제는 인터넷에서 정보 전달은 글 읽기보다는 영상(=유튜브)으로 풀어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파워 블로거'가 식당에서 거들먹대는 게 뉴스거리이던 10년 전이라고 제가 열심히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내 자신이 이렇게라도 기록해놓으면, 나중에 인용하기가 편하기 때문에 작성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겠지요.
10년이라는 기간은 길어서 다음이 다음카카오(2014년)를 거쳐 카카오(2015년~)로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음 밑에 있는 티스토리 운영에도 기복이 있어서 '여행가방'을 항상 싸 놓고 운영하는 기분이었죠. 그나마 작년부터는 업데이트 등이 이뤄지면서 막연한 불안감은 줄어든 상태이지만, 아직도 가상의 여행가방을 창고에 집어넣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 일은 한 치 않도 모르니 확언은 할 수 없지만, 이제 와서 없앨 이유도 없으니 큰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블로그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