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술 평론가 왈 세계적인 현상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는 애플 iPhone 키노트가 지난 달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추석 연휴 직전, 10월 6일(금) 예약접수를 받아 13일(금) 출시할 예정이라 발표한 바 있습니다.
iPhone 신제품이 나오면 시계추처럼 이번 신제품을 강타할 '게이트'를 발명해 조회수를 긁어모으려는 이가 나타나고, 한국 한정으로는 통신사 때문에 발매가 늦어진다는 볼멘 소리가 들리고는 합니다. 재밌는 건 한국에 직영 리테일을 많이 세운 데다 오랜 떡밥이었던 Apple Pay까지 제한적으로 진출하는 바람에 한국 홀대 프레임은 만사에 불만을 품지 않고는 글을 쓸 수 없는 커뮤니티에서조차 줄어들었다는 점이려나요.
iPhone 교체 주기는 2년 정도로 가져가려고 했지만 작년 여름, 가족 구성원 중 하나가 폰을 세탁기에 빨아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당시 제가 사용하던 12을 내어주고 13을 구입해 그 리듬이 깨졌습니다. 다만 iPhone 14이 13 대비 SoC도 바뀌지 않고 한국에서는 환율 때문에 가격만 올라 정말 미묘한 포지션이 되어 소 뒷걸음질하다 쥐 잡은 정도의 득을 보기는 했지만요.
사실 저 혼자만 생각하면 좀 더 기다려 iPad 신제품이 나오면 그 쪽을 먼저 바꾸고 싶기도 합니다. 2020년 상반기에 구입한 iPad Pro 11"(2세대)를 역대 iPad 중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이번 해 OS 업데이트까지는 받았지만 내년에는 컷오프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다만 제가 구입하는 iPhone이 가족 구성원들 간 '대물림'되는 시스템이다보니 제가 기기 한계 성능까지 쓸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이 쪽이 우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물림 연쇄의 바닥에서는 iPhone 8을 쓰고 있는데, iOS 17 업데이트 대상이 아닌 건 차치하고서라도 메인 카메라를 고장내버린 바람에-OIS 쪽이 문제인지 카메라를 켜면 혼자서 흔들거림-교체를 미룰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몇 달 전 그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번 해 iPhone을 사는 건 확정된 일이었지요.
다행히도 iPhone 15은 지난 해와 달리 14 Pro 라인업의 SoC나 메인 카메라 등을 가져와 평가가 나쁘지 않더군요. 다만 매 년 연해지던 기기 색깔이 이번에는 지나치게 파스텔 톤이어서 검은색을 제외하고는 흰색 옷에 해당 색깔이 이염된듯한 발색이 되었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였습니다. 그나마 15 광고에 쓰인 핑크는 '개성적'이라고 할 정도는 되어 보였습니다만 블루는 렌더링을 봐도 제품을 찍은 사진/영상을 봐도 흰색이라고 해도 속을 정도로 연한 발색이더군요.
그 떄문에 iPhone을 구입하면서 아마 처음으로 무슨 색을 고를지 예약 전날까지 고민했는데, 결국 블랙을 선택했습니다. 굳이 따지면 지금 사용하는 미드나이트는 검은색에 한없이 가까운 남색 느낌라 매트한 질감의 검은색은 다른 색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도 하고요.
물론 Pro 대비 일반 라인업은 예약 첫 날 구매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지만, 유명 종합몰 사이트에는 접속 장애가 발생할 정도로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0시에 침착하게 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결제 완료 메일과 푸시 알림을 확인한 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설핏 잠이 깨었을 때 혹시나 하며 종합몰을 몇 군데 둘러보니, 11번가에 아직도 출시 첫 날 배송되는 iPhone 15 차수가 열려 있더군요. 아직 침대에 누운 채로 서핑하다 발견한 이 사실에 잠시 뒤척이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11번가에서 주문한 후 온라인 스토어 건을 취소했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위에서 박한 평가를 내렸던 블루만 1차 주문이 마감되어 있는 걸 보고 색깔 선호도는 다들 다르구나라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금 했습니다.
올해는 카드사들이 힘들어서인지 예약판매 할인폭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일반 라인업은 4%), 5만원이면 조금 더 보태 애플 실리콘 케이스를 살 수 있는 금액이까요. 11번가에 입점한 애플 리셀러는 이전에도 몇 번 이용해보았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배송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보통 이런 내용은 제품을 구입하고 나서 작성하는 '1주일 사용기'에 함께 써 왔습니다만, 블로그 글감으로 커미션 이야기만 연속해서 올린 게 마음에 걸려 제품 예약일에 맞춰 글을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