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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알뜰폰(MVNO) 첫 경험

최근 몇 개월 카드 신규 프로모션 혜택을 받으려 월 단위로 통신요금 결제 카드를 바꾸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메이저 이동통신사에 묶여 있을 필요가 있는가하는 근본적 의문이 들었습니다. 25% 선택약정할인 이외에는 계약도 없고, 곧 구형 기기가 될 iPhone 12 또한 LTE 사용을 위해 자급제로 구입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2009년 12월 iPhone 3GS가 나왔을 때 즉시개통 재고를 찾으려 대리점을 수소문해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이동한 이래 10년 넘게 같은 통신사를 사용했지만,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데스크톱 컴퓨터 조립하는 것처럼 9월 첫 날 알뜰요금제 시스템과 요금제를 '벼락치기'로 공부했는데, 이쪽 업계도 단통법 이전 휴대폰 가격처럼 달마다 정책이 크게 달라지더군요. 지난 8월에도 (사실상)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회사 간 출혈경쟁이 벌어져 관련 커뮤니티가 뜨거웠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 3개월 사용내역을 바탕으로 셀룰러 사용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파악하고 저가 요금제 위주로 살펴보다 A모바일 LGU+ 7개월 0원 프로모션(2GB/100분/0통)으로 결정해 9월 2일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사전 조사로 알아본 바로는 알뜰폰의 가장 큰 장애물이 개통이라고 해서 신청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3일 아침에 사측에서 LGU+ 프로모션으로 인한 주문량 증가로 배송 지연될 수 있다는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6일(월) 오전 유심을 배송하였다는 연락이 왔고, 7일 오후에 수령했습니다.

등기도 아닌 우체국택배를 사용해 어떻게 보냈을까 궁금했는데, 서류봉투가 도착했습니다. 뜯어보니 개통방법 안내 리플렛과 봉투 안에 넣어둔 유심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봉투 상단의 에넥스텔레콤이라는 이름이 익숙해 검색해보니 사업 초기에는 전형적인 끼워팔기로 악명이 높았던 회사였네요. 에이모바일이라는 별도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로는 이와 같은 얌체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는 모양이지만요.

막상 봉투를 받고 나서도 '개통은 금방 되나?' 걱정했는데 셀프개통 절차를 따라하니 10분 내로 완료되었습니다. 새 USIM을 끼우자 iPhone 생활하면서 개인 기기에는 처음으로 KT와 그 아류작 (olleh, SHOW 등) 이외의 캐리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iOS에 생긴 셀룰러 페이지 하부 요금제 안내도 알아서 채워지더군요.

그런데 개통하고 처음 알게 된 사실은 LGU+ 전파가 침실에 잘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잡히면 두 칸이고 어떤 위치에서는 한 칸만 잡는 경우까지 있어 처음에는 오류가 있나 생각해 애꿎은 iPhone 재부팅을 해 볼 정도였으니까요. 이후이곳저곳 놓아본 바로는 아예 셀룰러가 끊어지는 지점은 없어 개통철회까지 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이전 통신사에서는 항상 3~4칸이었기 때문에 아직은 조금 신경이 쓰이네요. 기이한 건 같은 실내 공간에서도 다른 장소-심지어는 창문 하나 없는 화장실조차도-에서는 전파가 3칸 이상 잡힌다는 점입니다.

혹시나 해서 SKT LTE 망을 사용하는 iPhone으로 같은 위치에서 테스트해보았더니 역시 3~4칸이 기본이었습니다. 제 방을 제외한 다른 장소에서는 실내외 관계없이 수신상태가 양호했기에 LG U+ LTE 망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만, 프로모션이 끝나고 다른 MNVO 요금제로 이동할 때에는 다른 통신사에 우선권을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MVNO가 서비스 쪽에서 돈을 아꼈기 때문에 들어가고 나갈 때가 고통스럽다는 말을 들었는데,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였는지 운이 좋았는지 이번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제 방이 전파 사각지대인 건 MVNO 귀책 사유는 아니니까요. 알뜰폰 서비스에 대해서 중장기적으로 사용해 보고 덧붙일 말이 있으면 별도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프로모션 기간을 채우기 전에 참지 못하고 다른 통신사 MVNO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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