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산하 Wirecutter의 iPhone 케이스 리뷰는 지난 몇 년 간 기본 케이스로 Smartish 사의 Kung Fu Grip을 추천해 왔습니다. 2018년, 해당 추천에 따라 iPhone XS 케이스를 아마존 직구로 구입해 봤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리뷰가 올라오기 전에도 같은 회사 제품을 구입하였고, 그것이 한 달짜리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마존 미국 직배송은 ECMS 이용하는 스탠다드 쉬핑 기준으로 10일 전후로 오는군요. 예전에는 업체에 전화해야 국내 배송대행사(현재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송장번호를 알려줬는데 이번에는 ECMS 쪽 페이지에서 인수인계했다며 번호를 띄워주는군요. pic.twitter.com/IE0jYCPHVb
— 나가토 유키 (@nagato708) October 31, 2020
ECMS-롯데-우체국을 거친 iPhone 12 케이스 수령. 해당 라인은 지난 몇 년 간 와이어커터 추천 제품이고 실사용도 만족스러워 올해는 평가도 나오기 전에 주문했는데, 이번에는 두께 안배에 실패했는지 측면 버튼 누르기가 힘들어. 아마존 평에서도 지적받는 걸 보면 개별 불량은 아닌 모양. pic.twitter.com/wfn5N4OOTr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2, 2020
국내 주문이라면 환불 절차라도 밟겠으나 15달러(약 2만원) 받자고 영어로 클레임을 넣고 국제 배송과 승강이하는 것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다보니 한숨만 쉬고 있었죠. 배송을 받고 나서야 올라온 Wirecutter iPhone 12 라인업 케이스 리뷰(아카이브)에서 해당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로 이미 제가 경험한 빡빡한 크기를 언급하더군요.
'왜 서둘렀을까' 툴툴거리는데 다음 문장에 문제가 된 초기 제품에 대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링크된 제조사 사이트에 들어가 상세 사항을 읽어보니 기존 케이스 반송 없이 구매 증빙(영수증이나 제품 사진)만 붙이면 새 제품을 보내준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교체품 발송을 미국 내로 제한하지도 않았습니다. 배대지가 필요했다면 배보다 배꼽이 커졌을 테니 다행이지요.
케이스 제조사 Smartish가 iPhone 12 케이스가 너무 빡빡하게 나왔음을 인정하고 무상 교체 프로그램 내놔. 해외 주소도 입력 가능해 구매 영수증과 함께 신청은 했으니 11월 2주차부터 연락해준다니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pic.twitter.com/ngHYikD94h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5, 2020
교체 프로그램은 11월 5일 등록했고, 업체 측에서 예고한 대로 11월 2주차인 12일에 배송이 이뤄졌다는 메일이 왔습니다. 한국 우체국에 송장 번호를 입력해보니 해당 번호는 국내에서는 일반우편물로 분류하여 배송 추적이 불가능하며 (일반 우편물이므로) 문 앞 배송이 아닌 우체통에 넣어놓고 간다고 안내하더군요. 그나마 USPS 측은 미국 내 추적이 가능했는데, 11월 20일 경유지인 일본을 떠났다는 게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달 안에는 오려나?' 궁금해하던 차에 11월 26일, 우체통에 겨우 들어가는 크기의 패키지가 도착했습니다. 안에는 실수에 사과하는 작은 메모와 함께 새 케이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수정된 iPhone 12 케이스는 우체국 안내대로 우체통에 잘 들어와 있네요. 억지로 한 사이즈 작게 산 스키니 진같던 예전 케이스와 달리 착용 후 버튼 클릭이 자연스럽게 잘 되네요. pic.twitter.com/F8sjvkbsv2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26, 2020
비교를 위해 버리지 않았던 이전 '스키니 진' 케이스와 비교해봤는데, 눈으로는 어디를 바꿨는지 알 수 없더군요. 하지만 iPhone을 끼워보니 인용 트윗에서도 말했듯 치수에 맞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부드럽게 스위치 조작이 가능하더군요.
옆면에는 예전처럼 마찰 증가를 위한 거친 패턴이 들어가 있는데, 이전과 달리 살짝 굴곡을 줬다는 게 눈에 뜨이더군요. 피젯스피너처럼 괜히 손가락을 오락가락하게 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습니다.
그렇게 케이스를 기다리는 와중에, 11월 초 충동적으로 애플 정품 실리콘 케이스-당시에는 가죽 케이스 미출시-를 구입했습니다. 교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걸 알았더라면 구입하지 않았겠지만, 비교군이 생겼으니 블로그 글감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나마 몇 푼 아끼겠다고 KT 액세서리몰에서 멤버십 포인트 차감으로 구입했는데, 무난한 색상은 재고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그나마 덜 특이한 레드로 구입했습니다(글 쓰기 전에 확인해보니 색깔 재고가 당시보다는 다양하게 들어와 있네요).
믿었던 저가 케이스의 ‘배신’으로 오랜만에 애플 공식 실리콘 케이스 구입. 각진 디자인이 되면서 많은 이들이 싫어했던 하단 트임도 막았군요. pic.twitter.com/jBDyv2cyTQ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5, 2020
애플 정품 케이스는 비싼 가격과 더불어 X 이래로 아래쪽이 트인 형태라는 게 꾸준하게 단점으로 지적받았는데, 12 디자인이 각진 형태로 바뀌면서 5/5s 처럼 케이스도 밑부분이 막힌 형태로 돌아왔습니다.
사진에서도 본체 MagSafe 코일 위치를 따라 케이스에 동그랗게 남겨진 표시를 볼 수 있는데, 키노트에서 보여줬듯 처음 iPhone에 끼우면 케이스와 같은 색깔의 장착 알림 이미지가 뜨는 건 실용성은 없을지언정 재미는 있더군요.
실리콘 재질 특성 상 주머니의 먼지를 어지간한 먼지떨이보다 더 잘 잡아낸다는 점만 제외하면 그립이나 착용감 등은 만족스럽습니다. 케이스에 계속 붙는 먼지를 참다 못해 아예 바지 주머니를 뒤집어 접착식 옷 먼지제거기(속칭 돌돌이)를 문질러봤는데, 절반 정도로 줄어들 뿐 근절하지는 못하더군요.
원래 iPhone 12 수령과 함께 올라와야 할 글이 한 달 기다린 글이 되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교체품을 받았으니 아주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군요. 참고로 11월 23일 업데이트된 Wirecutter 추천에서 핏을 수정한 Smartish 케이스가 다시 기본 추천으로 올라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