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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한성 BK300 블루투스 키보드

블루투스 마우스를 산 이후 한동안 묻어뒀던 블루투스 키보드에 대한 욕심이 다시금 생겼습니다. 물론 온스크린 키보드로 몇 천자짜리 글을 번역한 적도 있고, 블로그 글도 종종 작성하고는 했지만 ‘그래도 하나쯤...’하는 생각 자체는 몇 년간 하고 있었으니까요. iPad Pro 용 전용 키보드 악세서리 매직 키보드 등이 나와 있지만 그런 비싼 물건을 살 만큼 키보드를 자주 사용하는 건 아니니 손이 가지 않았고요.

로지텍 K380 블루투스 키보드는 출시된 지 제법 되었지만 휴대용으로는 스테디셀러이지요.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로지텍 특가 행사 관련글을 읽다가 한성에서 나온 BK300 블루투스 키보드가가격은 약간 더 저렴하고-로지텍은 3만원대, 한성 제품은 2만원 대-성능은 비슷하다는 덧글을 봤습니다. 이미 마우스로 인해 악세서리 구매에 대한 장벽이 낮아진 상황에서 그런 덧글까지 보니 참을 수가 없더군요. 연휴 마지막날인 월요일에 주문했더니, 업체가 마침 일하고 있었는지 배송을 해서 하루만에 현관 앞에 도착했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키보드와 건전지, 얄팍한 설명서 하나가 들어 있는 간소한 포장입니다. 설명서는 너무 얇아서 포장 상자와 함께 휙 버리고 싶어지지만, PC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중요한 기능 키 고정이나 OS 별 키보드 레이아웃 변환 등 꼭 필요한 정보가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한 번 숙지하셔야 합니다. 각인 자체는 두 종류 모두 되어 있습니다.

흰색 마우스와 달리 키보드는 무난한 검정색을 골랐습니다. F10에서 12까지 회색으로 도드라지게 되어 있는데, 세 종류의 기기에 연결해 해당 버튼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가 있는 컴퓨터와 함께 조합해서 사용하면 편리하겠지요.

뒷면은 배터리(AAAx2) 부분을 키보드에 경사를 주는 부분으로 사용하기 위해 늘려놨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실제 사용해보면 해당 돌기가 없다면 너무 평평하게 표면에 닿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데스크톱에 연결해서 쓰는 무선 키보드와의 비교샷입니다. 텐키리스이기 때문에 가로 길이는 당연히 눈에 띄게 짧지만, 단순히 숫자패드를 잘라냈다고 생각한 것보다도 조금 더 짧습니다.

최근에야 개발자 시선에 들어온 마우스와 달리 키보드의 경우 iOS와 오랫동안 함께 해 왔습니다. 블루투스 메뉴에서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데, 커맨드 키를 누르고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단축키 목록이 쭉 뜨는 건 편하더군요.

이번 글은 iPad Pro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개요 작성부터 업로드까지 처리하였는데(업로드용 API가 막힌 게 안타깝네요) 그러면서 키감에 대한 이번 문단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크기와 가격의 키보드에서 비싼 기계식 키보드처럼 경쾌한 또각거림이나 키감을 발견하기를 기대하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어차피 기본 노트북 키보드나 펜타그래프만 쓰는 사람으로서는 그런 세게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요.

위에서 사진을 보여드릴 때 한성 키보드가 최대한 크기를 줄였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개별 키 크기가 작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로지텍 제품의 경우 키가 둥글게 생겨 사람에 따라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서는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iPad Pro 11인치 매직 키보드의 단점 중 하나로 가로 폭을 맞춰야 해서 키가 작다는 이야기가 꼭 나오는데, 해당 키보드는 11인치 iPad Pro 가로폭(약 24.8cm)보다 길기 때문에(약 28.6cm) 키 크기를 그만큼 희생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키를 칠 때 약간 속이 빈 소리가 나서 (지난 번 소개한 마우스와 달리) 정숙함이 필요한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겠네요.

결국 처음 우려했던 대로 키보드 마우스 한 세트를 갖췄는데, 이제 이를 보관할만한 파우치를 하나 확보하는 게 다음 과제이군요(백팩에 지고 다니더라도 마냥 굴러다니게 둘 수는 없으니). 조만간 잡화점에서 적당한 파우치를 장만해 봐야겠습니다.

* 2021-05-26 추가

처음에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수준이었지만 사용 할 수록 만족도가 점점 떨어지는 특이한 제품입니다. 우선, 몇 개월 사용하다보니 키보드 프레임이 휘었더군요. 어느 날 키보드가 입력할 때마다 요란스레 덜컹거리기에 처음에는 애꿎은 책상 탓을 했는데 다양한 평면-심지어는 하드커버 책까지-에 얹어도 일관되게 흔들려 키보드가 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키보드를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다니지는 않았지만(원 글 작성 이후 소프트 파우치는 구매함), 그렇다고 더운 차 안에 던져두거나 백팩 안에서 눌리도록 방치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또한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휴대하기는 좋지만 사실상 텅 빈 케이스가 키보드 소음을 증폭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원 글에서도 정숙함을 요구하는 장소에서는 쓸 수 없다고 언급했지만, 그 정도로 고요하지 않은 평범한 공간에서도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느라 그렇게 요란하니?”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직장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다 사무실 동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북클릿처럼 얇디얇은 펜타그래프 식 키보드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원본 글 서두에서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의 스테디셀러 K380보다 1만원 정도 저렴함을 구매 이유 중 하나로 들었는데 이 정도의 품질, 사용 경험 차이라면 1주일 주전부리 비용을 아껴 로지텍 제품을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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