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초 교체한 공유기는 큰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고, 소형 스피커같은 외관에도 익숙해졌습니다. 다만 지난 글에서 지나가듯 언급했듯 현재 공유기 위치와 집 구조 때문에 공유기가 위치한 반대쪽에서 접속하려면 항상 Wi-Fi 전파 끄트머리를 붙잡는듯한 불안정함은 여전했습니다.
2019년 아마존이 인수한 Eero 등 메시 네트워크가 몇 년 전부터 공유기 업계 트렌드죠. 복층 주택이나 사업장도 아닌데 무슨 메시인가해서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원래 한 번 손대기 시작하면 나름의 관성력이 생겨 결국 추가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피타임에서는 '이지메시'라는 이름으로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데, 중급 이상 제품은 인터넷 연결을 받고 다른 메시 기기를 관리하는 컨트롤러와 컨트롤러에서 넘겨받아 재전파하는 에이전트 모두 가능하고 저가형 제품은 에이전트만 가능하다는 식으로 단계가 나눠져 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A8004T가 컨트롤러 역할이 가능하므로 추가할 제품은 에이전트만 지원하는 저가 기종 중에서 골랐습니다. 물론 802.11ac 스펙이 낮아 최고 속도는 낮아지겠지만 애초에 인터넷도 기가비트가 아니기 때문에 손실되는 대역폭보다 투자비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한 제품이 EFM 공식 채널에서 판매하는 재포장 제품 A604R입니다. 지난 번 공유기 신규 구입 때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여러 이유로 결국 신품을 샀는데, 사전 조사가 이렇게 도움이 되네요.
상자에 리퍼제품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고, 개봉 가능한 부분에 꼼꼼하게 투명 테이프를 발라 놨습니다. 다만 내부 포장은 상자와 달리 신품과 대동소이한 정도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펌웨어는 4월 초에 나온 최신 빌드더군요. 오히려 오픈마켓에서 샀던 새 제품은 설정하기 전에 업데이트부터 했던 걸 감안하면 흥미로운 일입니다. (아마도 배송 전 QC 테스트하면서 업데이트하는 거겠죠.)
포함된 어댑터는 2018년 10월 생산품인데 해당 제품은 2019년 2월 출시라는 게 눈에 띕니다. 같은 사양(9V-0.8A) 어댑터를 사용하는 공유기가 많으니 잡히는 대로 포장한 결과겠지요. 상품 안내를 보면 재포장 제품에는 보증서가 들어 있지 않은 게 원칙이지만 여기에는 2019년 5월 날짜가 찍힌 보증서 책자가 들어 있더군요. (재포장 제품은 구입일 기준으로 센다고 명시)
연결 자체는 페이지에 올라온 안내만 잘 따라하면 금방 가능합니다. 오히려 공유기를 놓을 장소를 물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네요. 설치 후 촬영한 메시 상태 페이지를 첨부했는데, 메인 공유기와 정반대 위치에 놓이니 받는 쪽 수신율은 보통이군요. 그래도 관리 페이지에 있는 상호 속도 테스트나 모바일 기기로 짧게 테스트-유튜브 실시간 영상 재생하기-해본 바로는 간헐적 끊김은 사라진 걸로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기간을 두고 실사용자 피드백을 들어야 하는 문제이니 단언하기는 힘들겠지만요.
한국에 정식으로 수입된 넷기어 메시 제품이 3개 세트 30만원 대이고, Eero도 3팩짜리가 세전 200달러인 걸 감안하면 개당 7~8만원인 아이피타임 중급기 3개 조합으로 구성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메시 네트워크를 구축 할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 사용 경험에 대해서는 설치 후 글로 쓸 만한 특이사항이 있다면 보충하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