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오랜 루머 끝에 애플 Airpods 2세대가 보도자료로 출시되었죠. 한국에는 4월 하순에 발매되었는데, 애플 기준환율이 낮아져 유선 충전 케이스 기준 159달러로 1세대와 같은 가격인데도 대한민국 가격은 22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하되었습니다.
1세대 제품을 2017년 5월에 구입했으니 딱 2년만이군요. AirPods의 장기적 배터리 수명에 대한 토론이 있는데, 당연히 처음보다는 배터리 충전을 자주 해주어야 하고 같은 시간 사용하더라도 개별 유닛 배터리 하강폭이 큽니다. 하지만 개별 유닛 배터리를 방전시킬만큼 연속해서 이어폰을 끼고 있는 건 귀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불편한 점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새 제품을 구입하는 된 이유는 업데이트된 H1 칩이 제공하는 빠른 기기 간 전환에 끌려서입니다. 보통은 iPhone과 연결하지만 영상물을 볼 때에는 iPad에 옮겨 듣는데, 매 번 출력 출처를 선택할 때마다 스피너가 약 7~8초 돌아간 후 연결되는 게 은근히 불편했으니까요.
코스트코 애플 코너에 유선 제품 기준 17만원으로 입고되더군요. (구매 시점인 5월 중순에는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회원 당 2대 구매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코스트코 애플 제품은 정가보다 소폭 저렴하기 때문에 오픈마켓에서도 할인가를 제시하지 않는 출시 초기에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AirPods 수요가 공급보다 높은 상태여서 재고가 불확정적이니 더욱 좋은 구매처죠.
유도식 충전은 케이스 별도 구매도 가능하고 2세대 제품으로도 나왔지만, 제품 특성 상 잊기 전에 30분 정도 충전해주면 되기 때문에 그 정도의 추가금을 지불할만한 기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계산 후 카운터에서 수령한 AirPods 상자는 1세대와 똑같아서지난 2년동안 쌓인 먼지가 아니라면 1세대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내용물도 마찬가지여서 교체했다는 건 2년간의 흠집이 사라진 깨끗한 케이스를 만질 때에야 느낄 수 있습니다.
혹시 설명서까지 동일한 게 아닐까 싶어서 열어봤더니 그 정도는 아니더군요. 다만 2세대 예시로 나온 iPhone이 왜 X 라인업이 아닌 8 디자인인지는 모르겠네요. 취소된 AirPower 때문에 2018년에 패키지를 제작했다고 가정해도 iPhone X은 출시되었을텐데 말이죠.
공식 홈페이지나 리뷰를 읽으면 아시겠지만, 외형이나 소리 출력 유닛 자체는 동일하고 충전 케이스나 내부 칩셋 변화 등 마이너한 업데이트 제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구구절절 기기를 설명하기보다는 체감할 수 있는 바뀐 점 두어 가지만 설명하려고 합니다.
결정적 교체 계기인 기기 간 전환은 1세대 대비 절반인 3~4초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유선 이어폰을 뽑아서 옮긴다고 해도 그 정도 시간은 걸릴 테니,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시리야" 호출도 생각보다 편리합니다. 이 때문인지 2세대 기기는 기본적으로 더블탭 인터페이스를 "다음 곡"으로 설정해 주더군요.
지난 2년간 AirPods을 사용해오면서 워낙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마이너 업그레이드인 이 제품도 불만 사항은 없습니다. 오픈형 이어폰의 실외 사용애 거부감이 있으시거나, 귀 모양과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아직 한국에는 미발매한 제품이지만 PowerBeats Pro는 인-이어형이면서도 AirPods 2세대와 같은 H1 칩셋을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