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은 2016년 iPhone 7이 3.5mm 헤드폰 잭을 없애면서 함께 출시한 무선 이어폰입니다. 처음 발표했을 때는 콩나물시루같은 모양이 좀 웃기다고 생각했지만, 도저히 인이어 이어폰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오픈형인데더 연결선이 없는 진정한 무선 이어폰이어서 계속 관심은 두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에어팟은 아직도 6주 배송이군요. pic.twitter.com/wCiPn1B3IA
— 나가토 유키 (@nagato708) February 11, 2017
하지만 12월 발매 이후 5개월이 지났음에도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6주 내 배송을 고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물량이 풀리면 사 볼까"라며 한 발 걸치고 있는 상태에서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에어팟을 구했는데 소문만큼 괜찮은 제품이군요. 음질도 이어팟과는 조금 다르지만 나쁘지 않고요. pic.twitter.com/GudzkbodrT
— 나가토 유키 (@nagato708) May 15, 2017
최근 한국 리셀러에서 이번 달 들어 물량이 자주 풀린다는 커뮤니티 소문이 있어 주변 애플샵에 몇 번 전화를 돌려 보니 물량이 있는 곳이 있다고 해 거두절미하고 구입했습니다.
성인 남성 손바닥 정도 크기의 상자에 들어 있습니다. 2017년 5월 생산분이라고 찍혀 있네요.
내부에는 설명서와 - 악세사리로 분류되어서인지 스티커는 없더군요 - 본체,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칸막이 맞은편에 USB-A 라이트닝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이 제품을 살 정도면 라이트닝 케이블은 있을 것 같지만 여분이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죠.
치실통같이 생긴 배터리 케이스/주 모듈 안에 이어폰이 들어 있습니다. 착용감과 음질은 (초기 리뷰어들이 언급한 것처럼) 기본 제공하는 이어팟이 괜찮다면 에어팟도 괜찮다는 대원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에어팟이 약간 커서 의식해서 쑥 빼거나 의도적으로 치지 않는 한 제멋대로 떨어지지는 않겠더군요.
음질의 경우에는 어디까지가 유/무선 차이인지 스피커 모듈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어팟과 약간은 다른 소리가 납니다. 어차피 Hi-Fi를 추구하는 분이라면 이런 걸로 음악을 듣고 있지 않을 터이니 대충 이어팟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에어팟은 iOS 에서 쓰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만, 블루투스를 지원한다면 윈도우나 안드로이드에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동 연결 기능은 쓸 수 없고 본체 뒷면의 버튼을 눌러 수동 페어링을 진행해야 합니다.
블루투스가 있는 윈도우 노트북에 연결하면 스테레오 헤드셋으로 잡히고, 그렇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이어폰을 뺄 때 자동으로 음악이 정지하는 등의 커스텀 기능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틀 사용해 본 결과로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첫 제품은 프로토타입에 가깝다는 기술 시장의 편견을 깨듯 첫 제품임에도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더블 탭으로 시리 (혹은 재생/정지)만이 지정되어 있어 음량 조절하기가 좀 귀찮다는 겁니다. 혹자는 애플 워치를 사라는 애플의 간접적 권유라는 말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