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iPhone 라인업은 작년 X을 계승한 XS와 이전 Plus 사이즈만큼 큰 XS Max, LCD 채용 등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XR의 등장으로 한층 다종다양해졌습니다. 2017년에는 iPhone 8을 구입했지만, 올해 9월 행사 이후에 만약 새 제품을 구입한다면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죠.
국내 출시를 발표한 시점에서 업그레이드는 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XR과 XS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XS와 XR이 1차 발매국 기준으로는 약 1달의 간격이 있었지만, 한국에서는 동시 출시 예정이었기에 더욱 그러했죠.
XS Max는 처음 6 Plus를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거대함에 압도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일반’ 크기와의 기능 차이는 없으니까요. pic.twitter.com/lxY0SGGV2m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2, 2018
최종적으로는 XS 64GB를 구입했습니다. 결정 원인 중 하나는 크기였고 다른 하나는 3D 터치 배제였습니다. 이미 XS 크기도 조금 크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그것보다 좀 더 큰 XR은 더욱 주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D 터치도 맥의 터치바와 더불어 ‘동네 북’처럼 두드려맞지만, 지난 몇 년 간 3D 터치를 포함한 워크플로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이를 없앴다는 게 아쉽더군요.
매 년 iPhone 예약구매 시점이 되면 배송이 빠르네 느리네 투닥투닥 말이 많지만, 그래도 운이 아주 없지는 않은지 출시일에는 받게 되더군요.
제품은 41주차(10월 2주)로 복원 전에 iOS 12.1 업데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상자 구성에서는 지난 해 라인업까지는 포함했던 라이트닝-3.5mm 헤드폰 어댑터가 빠졌습니다.
또한 여전히 5W AC 어댑터를 제공하는데, 요즘은 10W 충전기는 흔히 구할 수 있으므로 그 쪽을 사용하는 게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 참고로 USB-C 라이트닝을 이용해 USB-PD 지원 충전기에 물릴 경우 급속 충전도 가능합니다.
* 왼쭉부터 iPhone 8/7/XS 박스
처음 수령하고 세팅하면서 느낀 점은 무게와 크기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느껴졌다는 겁니다. 리셀러에서 5~10분씩 만져보면서도 인지는 하였으나 도난방지용 줄에 매여 있던 걸 잠깐 만지는 것과, 편안한 상태에서 주머니에 넣고 빼는 건 다른 경험이니까요.
수치로 보면 XS(177g)는 8(148g) 대비 약 20% 무거운데, 손에 들고 쓸 떄에는 크기 변화로 인한 무게 중심 변화까지 더해져 1주일이 지났음에도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습니다. 직전까지 사용하던 iPhone 8을 집어들 때 조금 과장해 종잇장처럼 가볍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또한 터치를 많이 할 필요가 있을 때에 무의식적으로 양 손으로 조작하게 됩니다. 물론 이전부터 Plus 라인을 쓰시던 분이라면 그 크기에 엄살이라며 웃으실지도 모르겠네요.
* Silk 케이스를 착용한 iPhone XS
디스플레이는 만족스럽습니다. 리셀러에서 XR과 비교해보았을 때에도 느꼈지만, OLED라고 색 채도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 애플 식 캘리브레이션 특성 상 이미 완숙한 LCD와 비교했을 때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완전히 검은’ 배경이나 가파른 각도에서 디스플레이를 바라볼 때의 색 유지와 같은 기술적으로 OLED만 가능한 부분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요.
출시 직후 인터넷을 불살랐던 센서 하우징(통칭 ‘노치’)은 그 논쟁이 다 무엇이었나 싶을만큼 사용할 때에는 눈에 뜨이지 않더군요. 여담으로 해당 센서 하우징은 통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타사 스마트폰이 수없이 ‘벤치마킹’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죠.
홈 버튼을 대신할 제스처도 이미 iOS 12에서는 기존 iPad에 적용하였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더 이상 좌측 상단의 자그마한 ‘이전’ 버튼을 누르기 위해 손을 움직일 필요 없이 하단 제스처 바에서 왼쪽으로 제끼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좋네요.
Face ID도 만족스럽습니다. 제 얼굴은 인식 모듈이 좋아하는 형태인지 정말 낮은 각도가 아니라면 바로 열리는군요. 가지고 있는 선글라스도 사용해 봤는데 다들 IR 차단형은 아닌지 잘 인식하고요. 아직까지는 새로운 기능이라는 의식이 있어 바로 잠금 화면으로 제껴도 됨에도 괜히 상단의 자물쇠 풀리는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듀얼 카메라는 7 Plus 부터 있었지만 항상 ‘작은’ 사이즈만 사용해 와 직접 사용하는 제품으로는 처음입니다. 카메라 모듈 높이가 약간 높아지고 돌출부 범위가 크기 때문인지 케이스가 없을 때 바닥에 놓을 때의 덜컹거림은 8 대비 좀 더 커졌습니다.
iPhone XS의 인물 사진 모드는 이름과 달리 사물도 커버합니다(XR은 사람 얼굴만 가능). 물론 첨부한 사진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완벽하게 따내지는 못합니다. pic.twitter.com/GdFE1AOp0m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3, 2018
초상권 때문에 사람 샘플은 올리지 않았습니다만, 원래 의도한 표적이기 때문인지 제법 자연스럽게 따냅니다. 주변에서 폰 바꾼 걸 보고 ‘새로운 게 있냐?’ 하면 바로 인물 사진 모드로 사진을 한 장 찍어주는 게 가장 쉬운 답변이 될 정도니까요.
같은 위치에서 iPhone XS의 카메라 1x/2x 로 찍은 사진. 조리개값 때문인지 1:1로 비교해보면 줌렌즈 쪽이 화질이 좀 떨어집니다. pic.twitter.com/qhJwNrk7yi
— 나가토 유키 (@nagato708) November 6, 2018
DSLR조차도 항상 단렌즈여서 피사체 크기를 발걸음으로 조절하는 사람으로서 2x를 얼마나 자주 쓰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향후 사진 촬영 패턴을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작년에 iPhone X을 구입하신 분이라면 이 글에서 언급한 새로운 경험 중 대부분은 이미 체험해 보셨겠지만, 지난 1년 간 iPhone 8을 사용한 데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를 감안해 결정한 건 아닙니다만) 농담조로 애플 1세대 기기는 바로 구입하는 게 아니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작년 iPhone 8 단평에서 언급했듯 X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좋은 기기라는 평가는 1년간 사용한 뒤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p.s. 보통은 수령 직후 글을 썼지만 이번에는 1주일 정도를 사용한 뒤에 단평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여전히 부족합니다만 어차피 계속해서 글을 쓰지 못할 바에야 한 번 쓸 때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담는 게 맞지 않겠나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