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로 맞춘 시스템은 초기 불량 없이 순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2009년부터 사용해 온 로지텍 키보드가 원치 않은 키 입력을 무작위로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키보드-마우스 묶음 제품으로 마우스 배터리 교체주기가 짧은 (스펙은 6개월이지만 실사용에서는 2~3개월에 가까운) 것 외에는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마우스 버튼이 고장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내구성은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의외로 키보드 쪽이 먼저 고장나 버렸네요.
혹시나 싶어 USB 연결부도 바꿔보고 위치도 바꿔봤지만 차도가 없어 며칠 조사한 끝에 MS 와이어리스 데스크탑 900을 구입했습니다. 로지텍 제품을 고려했지만, 리뷰를 보니 최근 로지텍 제품의 내구성이나 AS 절차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분이 적잖더군요. 사실 MS 마우스도 클릭 버튼 고장이 있어 조금 고민했지만, 그나마 기간 내 제품 교체에 대해서는 너그럽다는 사실을 경험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데스크탑 키보드가 무작위로 튀는 현상이 있어 키보드/마우스 세트 구입. 키 배열이 조금 적응이 안 되고 마우스는 약간 무겁지만 첫인상은 나쁘지 않네요. pic.twitter.com/4Ngdr8HufL
— 나가토 유키 (@nagato708) May 2, 2017
징검다리 연휴라 택배를 받기 좋은 시기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별 탈 없이 도착했습니다. 실제 제품 상자는 사실상 제품 크기 정도인 군더더기 없는 크기입니다. 내부 사진을 찍어놓지 않았는데 키보드와 마우스, 리시버 그리고 보증서가 들어 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제품과의 비교입니다. 키보드는 크기는 거의 비슷한데 MS 쪽이 각져서 체감으로는 조금 작아보이기도 합니다. 키 배열은 로지텍 쪽은 오른쪽 기능키가 2열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MS 쪽은 3열로 표준 배열에 가깝습니다. 다만 습관이란 무서워서 아직까지는 아무 것도 없는 자리에서 Del을 찾고 있네요.
마우스는 우측의 MS 제품이 약간 큰데, 딱히 로지텍 쪽(좌)이 미니 사이즈인 건 아닙니다. 둘 다 투박할 정도로 단순한 디자인인데, 고급화라며 붙여 놓는 고무는 오래 쓰면 삭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 쪽을 선호합니다.
기본 상태에서도 사용에 지장은 없지만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마우스 휠 버튼이나 키보드 기능 키의 기능을 바꿀 수 있습니다. 기능 키는 흔히 보이는 음향 조절 및 재생/일시정지와 더불어 특이하게도 계산기 버튼이 F12 오른쪽에 있습니다. 또한 무선 키보드는 특성 상 Lock 상태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모니터 우하단에 ON/OFF 표시를 띄워 줍니다.
이틀 정도 사용해 본 바에 따르면, 키보드의 경우에는 사진에서도 드러나듯이 전형적인 키 움직임이 얕은 키보드입니다. 그래서 이전 키보드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입니다. 유리 위에 타이핑하는 시대에 타건감에 신경쓰는 성격도 아니고, 애초에 그런 분들에게 소구할만한 제품은 아니니 그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조금이라도 크기를 줄이기 위함인지 키보드 구획 간 간격 구별이 없어서 백스페이스와 Insert, 오른쪽 Ctrl과 왼쪽 화살표를 잘못 누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익숙해지면 될 일이지만요.
마우스는 노트북에서 사용하는 같은 회사의 블루투스 마우스인 스컬프트 콤포트 마우스와 비슷합니다. 그래서인지 첫 인상과는 달리 크기에는 별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몸체가 높은 게 아직까지는 느껴집니다. 전에 쓰던 마우스는 AAx1이었는데 이건 AAx2여서 무게도 좀 더 나가고요. 휠이 조금 딱딱한 편인데 이건 신제품임을 감안해야겠지요.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무광 플라스틱이라는 건 마음에 듭니다.
* 2017-05-17 추가
초판에 언급했던 키보드 간 간격이 없는 부분이 생각보다 오래 거슬린다는 점을 지적해두고 싶습니다. 완전히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키보드 입력이 많다면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