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블로그 글 주제는 지난달부터 구입한 제품 중 단독으로 글을 쓰기는 애매한 제품들을 모아 보았는데요. 그중 첫 번째는 알리 광군제 때 구입한 제품입니다. 환율도 오르고, 이제 알리도 한국에서 정착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할인 커미션을 주지도 않아서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살 게 있나 싶어 유튜버들이 올린 프로모션 영상 둘러보다 눈에 띄어 주문한 제품입니다.
명칭은 UGREEN 전자기유도식(통칭 '무선') Qi 충전기인데요. 지난번 iPhone 17 단평 글에서 새 Qi2 규격 지원으로 최대 25W 충전이 가능하다고 언급만 했지 실제로 테스트하지 못한 게 생각나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2만 원대로, Qi2 25W 사양 지원하는 애플 정품은 6.5만 원인 걸 생각하면 저렴한 편.
제품은 광군제 막바지인 11월 10일에 주문해 18일에 수령했습니다. 이런 충전기/케이블류는 해외 판매가 많으니 알리에서 구매한 제품에도 KC 인증이 찍혀 있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해당 제품은 FCC 등 해외 인증 로고만 있네요. 구성품은 충전기 본체와 설명서 및 주의사항뿐이어서 사진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지금은 단종된 걸로 알고 있는 다이소 맥세이프 '호환' 무선충전기와 비교샷. 다이소 쪽이 애플 충전기 디자인을 '벤치마킹' 한 걸로 아는데, UGREEN 제품은 나름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두께가 좀 있는 편입니다. 다만 고출력 유도식 충전은 아예 팬이나 펠티어 소자를 붙이지 않으면 제 속도가 안 나온다는 말이 있어서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네요.
유도식 충전 특성상 대기전력은 어느 정도 발생하는데, 제가 보유한 간이 USB 측정기에 따르면 0.15W에서 0W를 오락가락하더군요. 다포트 어댑터의 전력 분배 문제 때문에 한 쪽이 활성화되어 있는 게 껄끄러운 분들은 참고하는 게 좋겠지요.
애초에 '최대 nW 충전'이라는 것이 배터리 수명 등의 문제로 배터리가 0%에 있을 때에나 잠깐 나오는 수치여서 개인이 테스트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게다가 제대로 테스트하려면 0%에서 테스트해야겠지만 실사용 환경에 가깝다는 핑계로 평상시처럼 적당히 사용한 뒤 iPhone 17으로 테스트해 봤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USB 측정기 기준으로 40%대에서는 29W까지 찍다 50%를 넘기자 20W 초반까지 내려와. 간단한 검색에 따르면 Qi 충전 효율이 약 60%라는데, 그렇다면 실제 기기에는 20~12W 수준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80%까지 약 30분간 충전시켜 봤는데 퍽 자체는 열감이 살짝 있는 정도인 반면 오히려 기기 발열이 제법 올라오더군요.
비교군으로 테스트한 다이소 충전기는 8W 수준으로, iOS 26에 추가된 '완속 충전기(Slow Charger)' 알림을 띄울 정도입니다. 지원 문서를 보면 애플 MagSafe 충전기라면 구형이라도 해당 알림은 안 뜰 것으로 보이는데, 다이소 제품은 모양만 베껴서 기기는 최저 호환성인 오리지널 Qi 사양으로 분류하는 게 아닌가 싶네요. Qi2 충전기와 비슷하게 배터리를 소비한 iPhone을 연결했을 때 80%까지 충전을 46분으로 예상하는 걸 보면 유의미한 속도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이렇게 끝내기는 아쉬워 유튜브에서 Qi2 25W 지원 충전기 관련 리뷰를 찾아보니 당연하게도 최대 출력이 유지되는 시간은 짧지만 그래도 전체 충전시간을 따져봤을 때 전 세대 대비 유의미한 시간 단축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해당 제품으로 AirPods 4세대 충전이 안 되더군요. 상술한 대로 유도식 충전을 잘 안 써서 처음에는 AirPods 쪽 문제인가 싶어 위에서 언급한 다이소 제품을 포함한 다른 Qi 유도식 충전기에 얹어보기도 하고, 유그린 충전기를 다른 USB 어댑터에 꽂아보는 등 변수를 바꿔 보았지만 요지부동이었습니다.
AirPods 제품 사양에는 'Apple Watch 또는 Qi 인증 충전기로 충전 가능'이라고 명시되어 있고, UGREEN의 해당 제품 페이지에도 예시로 AirPods은 5W로 충전한다고 적혀 있는 걸로 미루어 제 UGREEN 제품이 불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차라리 폰이 충전되지 않으면 알리를 통해 제조사와 다투어 볼 텐데 무선 이어폰만 안 되는 애매한 상태여서 그냥 놔두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 상품은 네스프레소 2025년도 오리지널 어드벤트 캘린더입니다. 2022년에 구입한 적이 있는데, 사실 하루에 한 개씩 마시라는 콘셉트로 넣어주는 캡슐 묶음보다 덤으로 주는 컵이 본품이라는 느낌이기는 하지요 (이전에 구입했을 때는 에스프레소 잔으로 쓰면 좋은 작은 도기 컵이 들어 있어).
요즘 구입한 적이 없는 이유는 해당 제품이 '가성비'와는 거리가 멀다 보니 늦게 구입하면 재고 떨이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해에는 눈치 싸움에 실패해 재고가 끝나거나, '안 사면 0원 아닌가?'라는 느낌으로 안 사거나 하며 넘어가서 3년 만에 구입하게 되었네요. 이번에도 정가로 구입한 것은 아니고 타 플랫폼에서 할인이 적용된 가격인 5만 원(정가 대비 약 17% 할인)으로 11월 말에 구입하였습니다.
상자 자체는 택배 박스를 제외하고도 두 번 포장되어 있는 형태인데, 네스프레소 캡슐 사용하는 사람 있다면 선물로 줘도 괜찮을 듯하네요.
가장 궁금했던 머그 디자인은 패턴이 새겨져 있는 흰색 제품입니다. 찬장에 쌓인 컵이 너무 많아 될 수 있으면 컵은 안 사고 있는 중이라 오랜만에 새 제품이 들어온 것만으로도 좋네요. 다만 겉 부분은 거친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유약 코팅이 없는데, 오래 쓰면 지저분해 보일 수는 있겠네요.
궁금해서 과거 어드밴트 캘린더 머그 디자인을 찾아보니 2023년에는 이번과 비슷한 '민짜' 머그이고 2024년은 네스프레소 로고가 그려진 머그라고 합니다.
마지막 상품은 다이소에서 구입한 마우스 패드입니다. 게임하는 사람도 아니어서 마우스패드는 가장 저렴한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난한 패브릭 느낌의 제품은 결국은 낡을 수밖에 없어 얼마 전부터 바꿔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고물가 시대의 오아시스 중 하나인 다이소에 다른 이유로 들렀다 스마트폰 케이스나 케이블이 걸려 있는 칸에 마우스 패드가 몇 종류 걸려 있는 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다이소 제품은 아무래도 복불복이 있다 보니 그 자리에서 관련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맥스틸 브랜드 제품이 그나마 퀄리티가 괜찮다는 말이 있어 구입했습니다.
제품명은 '맥스틸 가죽 스웨이드 마우스 패드'(품번 1026032, 2000원)인데, 실제 만져보면 평범한 천 느낌이고 '가죽 스웨이드'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저도 단평 적기 위해 패키지를 다시 읽어보지 않았다면 영영 몰랐겠지요.
가로 세로 20cm로 크기가 좀 작지 않냐고 질문하실 할 수 있지만 저는 마우스 센서 감도를 올려서 이동 범위를 작게 쓰는 편이라 이쪽이 책상 자리를 덜 차지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이번 제품은 다이소에서 너무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는 건 곤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줬는데, 반나절만 사용해 보아도 알 수 있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단점이라 함은, 바닥 방향에 있는 미끄럼 방지 패드가 제 역할을 거의 못 한다는 점이죠.
바닥 재질과 상성이 안 좋나 싶어 이런저런 표면에 올려봤지만 비슷한 정도로 미끄러지는 걸 보면 애초에 제작을 잘못한 듯합니다. 이번 글 작성을 위해 온라인 다이소몰에서 해당 상품을 찾아보니 1점 리뷰로 비슷한 악평이 있는 걸 보면 말이죠.
반면 같은 회사 브랜드로 나온 '맥스틸 마우스 패드 27X22cm'(품번 1034812, 2000원)는 4.8점으로 평이 좋은데, 현장에서 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테두리에 봉제선이 있는 게 예전 경험으로 은근히 불편했던 기억이 있어서였습니다. 다음에는 이 제품을 사거나, 예전처럼 인터넷에서 가장 저렴한 패드를 사거나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