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때문에 연기된 끝에 올해 7월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1'(2023) 이야기를 듣고 주말마다 한 편씩 시리즈를 정주행한 뒤 트위터... 아니 X에 쓴
트윗포스트입니다만, 언제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블로그에도 해당 스레드를 복사해 둡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1996)을 다시 봤는데 17년 전의 톰 크루즈는 엄청난 미남이라는 점과 후속작에 비해서는 작지만 그럼에도 액션장면은 임팩트 있다는 점을 떠올렸습니다(의외로 내용도 그럭저럭 기억이 나더군요). MO 디스크나 유즈넷, 클래식 Mac OS등이 시대상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고요.
참고로 애플은 1996년 당시 '미션 임파서블' 컬래버를 위해 1500만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PSA: '미션 임파서블 2'는 존재하지 않는 영화입니다. 혹시 절벽을 오르며 자폭 선글라스로 명령을 받는 톰 크루즈 영상을 보셨다면 가장 가까운 까만 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광치료'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미션 임파서블 3'(2006)는 쌍제이 감독작이지만 플레어 효과는 없는 작품. 고인이 된 필립 시모어 호프먼이 분한 오웬 데이비언은 여전히 시리즈 최고 빌런이라 생각. 아직 분석요원인 벤지(사이먼 페그 분)의 첫 등장. 여담으로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다리 테러 씬은 중간쯤에야 나오더군요.
또한 맥거핀이라는 업계 전문 용어를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게 해 준 '토끼발'이 등장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1)은 픽사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던 브래드 버드의 첫 실사 영화 감독작. 그래서 A113가 언급되고 장비들이 평상시보다 더욱 허무맹랑하고 잘 고장나며 애플 제품이 엄청나게 많이 나오죠. 그리고 MCU 호크아이 역으로 유명해질 제러미 레너 등장.
FYI: A113은 캘리포니아 예술대학교(통칭 '칼아츠') 1학년 강의실 호수로, 픽사의 아버지 중 하나인 존 래시터를 포함한 많은 애니메이터가 거쳐간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픽사 작품에만 등장한 건 아니지만 일반 대중에 그 존재를 알린 건 픽사라고 보아야겠지요.
클라이막스에서 과장되게 "미션, 완료!"를 외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회상으로 일부러 해당 부분을 짚는 걸 보면 작가가 그런 웃음을 의도한 걸로 보여. 빌런이 핵폭탄으로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겠다는 본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는 모습은 '폴아웃'에서도 변용되어 쓰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은 크루즈의 전속 감독이 된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첫 MI 감독작. 전편을 보고 MS 고위직이 열받기라도 했는지 게임 '헤일로'부터 서피스, 심지어 윈도우 폰(RIP)까지 골고루 등장. 그리고 수미쌍관에 약한 건 '오타쿠' 뿐만이 아님을 잘 보여준 작품.
처음 윌리엄 브렌트 역으로 제레미 레너가 섭외될 때에는 톰 크루즈를 이어 2대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크루즈가 시리즈 8편 그리고 그 이후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없는 일이 되었지요.
완전히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레너가 주인공을 맡은 프리퀄 격의 '본 레거시'(2012)도 실패해 2016년 맷 데이면을 다시 불러와 정식 후속작를 찍은 걸 생각하면 MCU 호크아이 역 외에는 시리즈물에서 성공할 운명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2018)에 (전) 수퍼맨 역이었던 헨리 카빌이 등장해 이 시리즈는 DC와 마블 배우를 모두 품은 적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벤지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입에 달고 살았던 '핼러윈 마스크'를 원없이 쓴 게 은근 웃음포인트.
올해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 2부작이라는 걸 감안해도 내용이 좀 늘어진다는 비평이 있던데, '폴아웃'을 다시 보니 이 때부터 조짐이 있었던 듯? 스케일은 전작 대비 커지고 크루즈 형님의 차력쇼는 멋지지만-특히 본인의 발목이 진짜 나갔음에도 촬영을 끊지 않았다는 장면-스토리는 공회전하는 느낌.
그리고 전편에서 등장한 빌런 솔로몬 레인(숀 레인 분)이 '폴아웃'에도 중요 인물인데, 수염 때문인지 인상이 워낙 달라져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관에서 처음 봤을 때 보는 내내 궁금해서 끝나자마자 IMDB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