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아 집안을 정리하다 예전에 사 놓은 블루택 꾸러미를 발견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글을 쓴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커미션 글만 쓴 블로그에 다른 주제의 글을 올려야 할 시점이기도 했고요.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대다수는 집이 내 소유가 아니어서 벽에 뭘 붙이고 싶어도 못처럼 비가역적인 손상을 가하는 방식 대신, 꼭꼬핀이나 흔적 없이 떨어지는 접착제 등 가역적인 수단을 찾기 마련인데요. 저는 서브컬처 포스터나 엽서 등을 벽이나 책장 옆면 등 붙여두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용도로는 3M 코맨드 테이프가 좋더군요.
원래는 고리 등과 세트로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리필 명목으로 접착 부분만 별도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고, 다이소에서도 한 종류(투명 중형) 뿐이지만 1천원에 팔고 있지요.
큰 포스터라도 네 모서리에 붙이면 꽤 튼튼하게 붙어 있습니다. 다이소에서 1천원에 파는 걸 알기 전에는 그마저도 아껴보겠다고 중/대형을 사서 반씩 잘라 두 개만 사용해보기도 했는데 포스터는 가벼워 그렇게 붙여도 뚝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다만 뗄 때 설명서에도 써 있듯 정확하게 수직을 유지하며 떼야 합니다. 특성 상 접착력이 강하지는 않아 포스터를 찢어버린 적은 없지만 마지막 손놀림 잘못으로 끝 부분을 구겨버린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참고로 코맨드 라인업의 '본체'인 고리도 써 본 바로는 꽤 튼튼합니다. 고오급 코팅지에 인쇄해 제법 무게가 있는 달력을 걸어놨는데도 어느 날 뚝 떨어져있지 않고 년 단위로 잘 걸려 있더군요.
포스터 외에 코팅된 종이나 아크릴판 등은 블루택을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어지간해서는 접착력이 떨어지지 않아서 가장 작은 패키지를 사도 년 단위로 재활용할 수 있더군요.
최근에는 아크릴 코스터를 붙이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두께가 꽤 있음에도 단단하게 잘 붙어 있습니다(이 글을 쓰기 위해 검색해보니 포장 디자인이 바뀌었군요. 2017년에 구입했으니 바뀔 때도 되었지요).
상품 설명을 읽어보시면 예시 중 종이를 벽에 붙이는 예시도 나와 있는데 왜 해당 용도로는 3M 코맨드를 먼저 추천했는가 하면, 코팅지가 아닐 경우 블루택에 들어 있는 용매로 추정되는 무언가 종이에 은은하게 배여드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왜 아는지는 묻지 마십시오). 코맨드의 경우 적어도 실내에서는 년 단위로 붙여두어도 벽이든 붙인 물건이든 흔적이 남지는 않았습니다.
여담으로 다이소 조각접착제도 같은 컨셉으로 종종 유튜버들이 언급하는데, 둘 다 써 본 경험으로는 그냥 바로 블루택을 구입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