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글을 작성한 바 있지만, 책을 사면 구입 일을 첫 장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종이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구매내역 검색을 하는 게 더 빠를 수 있겠지만 10년이 넘은 습관이어서 관성적으로 찍고 있네요.
다만 사용하던 날짜 스탬프의 연도가 2022년까지여서 올해는 새로 사야 했는데, 막상 구입하려니 조금 고민이 되더군요. 몇 년 전부터 읽지 않는 책은 적극적으로 중고 서점에 판매하는데, 회사 규정을 엄격하게 따지면 날짜 스탬프를 포함한 소유자가 추가한 '낙서'는 최저등급 사유에 해당됩니다(다만 현장에서는 그 날 검수 담당자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음).
그래서 '20년대 들어서는 일단 한 번 읽어보고 이건 소장할만하다 하면 그 때야 찍어주고 있는데, 첫 문단에서 말한 실용성 감소와 더해 굳이 새 날짜 도장을 사야할까라는 회의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것도 나름 나만의 전통인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만두는 것도 조금 아쉽더군요.
그래서 지난 달 다른 용무 때문에 다이소를 방문할 때 입구에서 '문구 코너에 날짜 스탬프가 있으면 하나 사서 찍고 아니면 그만두자' 생각했는데 마침 날짜 스탬프가 있어서 구입했습니다.
다이소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키워드로 검색해도 이 제품만 나오는 걸 보면 다른 크기나 잉크가 들어 있는 다른 종류의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사무용품점에서 파는 비슷한 크기의 스탬프는 5천원 내외라는걸 생각하면 다이소는 조금 저렴하네요.
다만 저렴한만큼 만듦새는 부실합니다. 세련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글꼴이야 이전 제품과 대동소이하지만, 날짜를 맞춘 뒤 잉크를 묻히기 전 손으로 숫자를 맞춰주지 않으면 년-월-일 간격이 제멋대로입니다. 특히 일자는 구조 상 숫자 두 개를 따로 돌리다 보니 이런 문제가 더욱 도드라지는데, 첨부한 예시에서도 분명 사용 전 보정을 했음에도 1과 6 정렬이 조금 틀어진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스탬프도 마지막 두어 해는 가장 많이 돌린 일자 부분은 조금 헛돌았는데, 이 제품은 (년도 기준으로) 2028년까지 버티지 못하겠더군요. 이 스탬프를 어떤 이유로든 못 쓰게 된다면 그 때는 정말로 날짜 찍는 습관을 그만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