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손목 시계 배터리를 바꾸면서 셈해보니 2008년 5월 구입해 올해로 14년째 차고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특별히 시계의 가격으로 나의 부를 자랑하려는 욕심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그럴만한 재력도 없지만) 기계 고장이나 회복 불가능한 파손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사용하겠지요.
13개월만에 손목시계 배터리 교체. 여담으로 배터리 교체 주기가 초기보다 짧아지는 원인을 시계방의 ‘원가 절감’에 돌렸지만, 업체를 바꿔 봐도 동일한 걸 보면 기계장치 노화 때문인가 싶어. https://t.co/Bzy0Vl9OeA
— Paranal (@nagato708) April 19, 2022
예전 기억으로는 배터리를 한 번 교체하면 2년은 썼던 것 같아서 위에 인용한 트윗을 썼는데, 의외로 예전 기록을 뒤져보니 1년~1년 반 정도마다 교체했더군요.
배터리 교체 주기
2016년 05월
2017년 8월(+15개월)
2018년 11월(+15개월)
2019년 12월(+13개월)
2021년 03월(+15개월)
2022년 04월(+13개월)
종이로 하루 일과를 기록하던 시절 다이어리(2009년~)까지 찾으면 데이터가 늘어나겠지만 저도 다시 읽기 괴로운 악필을 훑어볼만큼 궁금하지는 않아 디지털로 저널을 쓰기 시작한 2016년 기록부터 검색했습니다.
늘 시간을 보기 위해 곁눈질로만 보다 사진을 찍으면서 꼼꼼히 살펴보니 세월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시계줄과 본체와 달리 유리에는 잔흠집도 없어 놀랐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에도 '사파이어 유리'를 사용하지만 케이스나 보호지 없이 1년 정도 사용하면 햇빛에 비추면 자잘한 흠집이 생기는 걸 생각하면, 터치 센서를 넣을 필요가 없어서 좀 더 두껍고 튼튼한 유리를 쓸 수 있는 걸까 싶네요.
[시게 뒷면]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 오리지널 스펙은 '200m 방수'입니다만 몇 년 전 배터리 교체할 때 방수용 개스킷은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후로는 손 씻을 때에는 의식해서 손목 위로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유동인구도 늘어나고 있는데, 대중교통이 오기를 기다리며 사람들 손목을 보면 Apple Watch나 미밴드 등 피트니스 팔찌를 차는 사람이 확실히 늘어났더군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자칭 가젯 덕후임에도 "이제는 시계까지 매일 충전해야 하나?"라는 이유로 딱히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핸드폰과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회중시계 역할을 하면서 실용적인 손목시계 시장을 크게 줄였지만 이제는 그런 회사들이 스마트워치라는 명목으로 손목시계를 다시 유행시키는 걸 보면 세상사는 참 재밌구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