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글을 시작하며 글버릇처럼 쓰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이번 그림도 의뢰하기 전까지 잡생각이 많았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위협하고 있지만, 신청서를 작성하던 3월 즈음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것만으로도 고점을 모르고 상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때맞춰 시작한 카드사의 유니온페이 해외결제 할인을 적용받기 위하여 새 체크카드까지 발급받았음에도 선뜻 픽시브 리퀘스트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지 않으면 100% 할인"이라는 금언을 되뇌이며 아이디어를 봉인해야 하나 고민하던 시점에 환율이 20원 넘게 떨어졌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만약 환율 상승세가 며칠 더 지속되었더라면 높은 확률로 마음을 정리했겠지만, (제 지갑에게는 불행하게도) 해당 시점에서는 강행과 중단이 51대 49였습니다. 그래서 다음날인 3월 18일 아침, 초안은 완성해 둔 픽시브 리퀘스트 의뢰서를 보냈습니다.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는 상황이어서 '때 되면 연락이 오겠지'하며 기다렸는데 같은 날 밤 늦게 승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이번 작가는 리퀘스트로 소녀전선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그래서 신청한 것이기도 하고요), 커미션 진행 기간이나 빈도를 미리 확인해두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만악의 근원인 픽시브 리퀘스트 페이지 기능 중 하나인 '팔로한 계정이 진행 중인 리퀘스트' 항목에서 스치며 봤던 기억으로는 그렇게까지 빨리 작업하는 것 같지는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잘 들어맞는 법이지요. 마감 시한을 3시간 앞둔 5월 17일 21시 29분,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이번 SIG MCX(소녀전선) 컨셉은 현장에 도착해 망원경을 들고 목표물을 정찰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키워드만 보면 막연한데, 59일을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MCX
— Aldi Fauzan (@ouzan_b) May 17, 2022
Pixiv requested work, thank you!!! #少女前線 #少女前线 #ドールズフロントライン #소녀전선 #ドルフロ pic.twitter.com/PWV5540Z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