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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뷰씨 GaN 65W USB-PD 충전기 구입

새 충전기 구입 계기는 2017년 구입한 애플 USB-C 29W 어댑터에서 고주파음이 발생하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작은 크기에 고출력을 낸다는 GaN 충전기에 눈독은 들이고 있었지만 여행을 가는 것도 아니니 마땅히 구입할 이유가 없어 결제창까지 가다가도 포기했는데, 이제는 명분이 있으니 더 미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어차피 GaN 충전기는 중국산 제품에 플러그만 한국형으로 바꿔 수입해오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구입 경로에 따라 더 저렴하고 선택지가 넓은 중국판 충전기 직구입도 알아봤지만 결국 변환 플러그와 씨름하고 싶지 않아 정식 발매품 중에서 한 종류를 구입했습니다.

주문한 지 하루만에 든든한 쿠션 포장에 들어 있는 충전기와 사은품 60W USB-C 케이블이 도착했습니다. 케이블을 잠깐 살펴보면, 예전에 별도로 구입한 100W짜리 USB-C 케이블보다는 두께가 가늘더군요. 어차피 iPad Pro 충전용으로 쓰려면 큰 차이는 없지만-애초에 애플이 번들로 넣어주는 케이블은 고속 데이터 전송도 지원하지 않으니까요-와트로 케이블을 구별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고출력 노트북 등에 연결할 때에는 구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시 본품인 충전기로 돌아오면, 작은 크기와 상당한 무게(약 140g)의 대조가 인상적입니다. 윗면을 보면 USB-C 두 개와 USB-A 하나, 하단 LED가 있습니다.

하단 LED는 특별한 용도 없이 전원이 들어오면 파랗게 들어오기만 할 뿐입니다. 생각보다 불빛이 거슬려 처음에는 예전에 구입했다 제 용도로는 쓰지 못하고 방치된 흰색 블루택으로 LED 부분을 꼼꼼히 막았고, 이후에는 마스킹 테이프 여러 겹으로 눈부심을 줄였습니다.

애플 12W/29W 어댑터와 비교한 사진. 깔끔하게 찍기 힘들어 사진은 없지만, 윗쪽으로 길쭉한 모양이어서 멀티탭에서 옆 플러그를 침입하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한 면도 비워놓지 않고 브랜드 로고와 65W라고 커다랗게 새겨넣을 필요는 없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및 멀티탭에서 보낼테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요.

전문 리뷰어라면 방전된 기기를 준비해서 시간대별로 와트 수를 기록해 그럴듯한 그래프까지 준비하겠지만, 그 정도로 부지런하지는 않아서 적당히 방전시킨 iPad/iPhone으로 전력이 잘 들어오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우선 개별로 꽂았을 때에 배터리 잔량 15%인 iPad Pro는 25W(15V/약 1.75A)를 가져갔고, 배터리 잔량 50% 인 iPhone 12는 15W(9V/약 1.6A)를 가져갔습니다.

재밌는 건 두 개를 함께 꽂았을 때 플러그에 끼우는 전기요금측정기 기준으로 46W를 가져간다는 겁니다. 위에서 인용한 수치는 USB-C 포트에 끼우는 전력계를 이용한 것인데, 개별 포트가 가져가는 전력 합(약 40W)보다 더 많은 전력을 끌어가는 셈입니다.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손실 때문이라 짐작해 볼 따름입니다.

여러 기기를 연결한 상태에서 다른 포트에 기기를 탈착하면 충전기가 전체 전력량 협상을 새로 하는 과정에서 이미 연결된 기기에 충전 표시가 다시 뜹니다. 또한 개별 기기를 연결할 때에도 전력 협상으로 인해 단독 충전기와는 달리 충전 표시가 뜨는 데 일정 시간이 소요됩니다. 판매 페이지에도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명시되어있는 걸 보면 이를 불량품이라며 문의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 모양입니다.

첫 문단에서 구입을 호시탐탐 노리던 제품이라고 말했지만, 차분하게 따져보면 iOS 기기 두 개 충전하려고 구입하기에는 오버스펙입니다. 보통은 USB-C로 전력 공급받는 노트북을 갖고 있는 분이 크기도 작고 스마트폰 충전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이런 류의 제품을 구입하시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iPad Pro를 장만한 이후로 충전할 때마다 종류에 맞게 케이블 바꿔주는 게 은근히 귀찮았기 때문에, 생활의 작은 마찰을 하나 줄였다는 점에서 구입의 정당성을 찾아보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2020-12-06 수정: LED 막는 용도로 마스킹테이프 사용한 사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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