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데스크톱은 2017년에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이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니니 폭발적 성장은 예전에 끝난 x86 컴퓨터에 거시적으로는 불만이 없습니다. 다만 지엽적으로는 10년 넘게 항상 돌아가고 있는 내장 HDD와 더불어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가상 머신을 돌릴 때나, 가득찬 브라우저 탭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GB 단위로 메모리를 가져가 작업 관리자의 ‘메모리’ 탭이 붉은 색으로 바뀔 때 그런 생각이 커졌지요. 보통 반 년에 한 번씩 그런 생각이 드는데, 막상 부품 가격비교 사이트까지 들어가면 '지금은 고점이다' '누가 이 가격에 사냐' 등의 덧글을 읽다 보면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닌데하며 창을 닫아버리기를 반복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작업 관리자를 열어보니 메모리 탭이 적색으로 바뀔만큼 가득 쓰고 있는 상황이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가격대를 검색해보니 DDR4 8GB가 3만원 중반이더군요. 어떤 부품이든 불만밖에 없다는 가격 비교사이트 의견란에도 '최저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참고 살 만하다'라는 평이 있는 걸 보니 솔깃했습니다. 그래서 마침 생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니 나에게 주는 선물인 셈치고 구입했습니다.
DDR4 RAM 8GB 수령. 예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구입. 컴퓨터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램을 ‘시금치’라 부르더군요. pic.twitter.com/l9dxyG1WzB
— 나가토 유키 (@nagato708) May 19, 2020
예전에는 RAM을 별도로 구입하면 은박지에 둘둘 말아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한 장도 정전기방지 봉투에 담아주는군요. 이전 조립 때 구입한 8GB RAM은 칩이 양면에 있었는데 새로 산 건 단면이더군요.
오버클럭 등 컴퓨터를 바싹 조이는 사람들에게는 수율 등이 중요하겠지만 서두에서 말했듯 그런 욕심은 없기 때문에 그냥 꽃았습니다. 다만 데스크톱 조립 지식은 새로 조립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벼락치기로 익히고 바로 잊어버리는지라 끼우는 슬롯 등에서 조금 고생했네요.
예전부터 메모리를 추가했다 하면 초기 불량을 만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장착 후 테스트부터 돌렸습니다. 윈도우에 내장된 메모리 진단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서드파티 프로그램인 MemTest86로까지 두 바퀴 돌린 뒤에야 마음을 놓았습니다.
앞으로는 가상머신에도 메모리를 좀 더 넉넉하게 할애하고, 브라우저 탭이 조금 복잡할 때에도 괜히 작업 관리자를 열어보는 일이 줄어들 걸 생각하니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