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SmugMug가 Flickr를 인수한 이후 첫 대규모 공지에서 무료 사용자가 올릴 수 있는 사진을 최대 1천장으로 제한할 것임을 공지했습니다. 2019년 1월 8일부터 해당 제한이 적용되며, 2월 5일까지 프로 계정으로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오래된 순서로 1천장에 도달할 때까지 사진을 삭제한다고 합니다.
공지에서는 해당 조치의 이유로 2013년 야후 산하에서 1TB 용량을 ‘뿌린’ 결정이 Flickr의 본질을 훼손하였으며, 자사는 광고로 수익을 내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또한 무료 사용자의 절대 다수는 1천장 이하의 사진을 올려두고 있다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변경사항을 정당화할 때 업체가 내세우는 해석하기 나름인 통계수치도 덧붙였더군요.
인수 이후 무료 티어 1TB를 유지하지 못할 것은 예상했던 바였지만(애초에 사진으로 그걸 다 채우기도 힘들고요) 이렇게 공격적으로 제한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새벽에 이 소식을 읽고 Flickr를 열어보니 약 1200장을 올려 놨더군요. 피드를 쭉 훑으면서 제3자 페이지에 링크하지 않은 사진 위주로 삭제해 900장 수준까지 줄여 갑작스런 삭제는 막아 두었습니다.
티스토리 사진 업로드가 불편해 몇 년 전부터 대부분의 사진을 Flickr에서 끌어 왔었는데, 이제는 올해가 2008년인 것처럼 티스토리 플래시 업로더를 사용하거나 다른 업로드 환경을 알아봐야겠군요. (여담으로, 티스토리 운영진은 2017년 약속한 새 에디터는 감감 무소식인 채로 홈페이지 디자인 개정과 같은 일은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죽기 전 마지막 빛나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2004년 창업한 Flickr는 지금의 Instagram처럼 전 세계의 모든 사진이 모이는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었죠. 야후가 2005년에 해당 서비스를 인수한 것도 그런 성장동력을 인정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야후의 많은 인수 대상(del.icio.us, Tumblr 등)이 그러하였듯 야후의 무게에 눌려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그냥 이름만 걸려있는 채로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번에 사라진 1TB 용량도 2010년대 야후 브랜드를 다시 살려보려는 (결국 실패한) 노력 중 하나로 도입한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코어 팬이 있으니 Flickr라는 이름은 유지되겠지만, 여기서 저의 사용은 끝을 맺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