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2016년 12월 8일자로 티스토리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공지입니다. 내용은 트랙백, 데이터 백업, BlogAPI 기능을 2016년 12월 21일자로 종료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중에서 데이터 백업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티스토리는 태터툴즈 기반이기 때문에 국내 플랫폼으로는 드물게 백업/복원 기능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흔적기관인 셈인데, 이후 2013년 스팸 블로그 양산을 이유로 복원 기능은 이미 없앴죠. 애초에는 백업 기능도 함께 제거하겠다고 공지했지만, 말이 많아지자 복원 기능만 없앴습니다.
당시 글을 인용하자면,
간혹 실수나 잘못으로 인하여 데이터 유실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으신 분들이 주기적으로 백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 포맷이 달라졌더라도 직접 원하시는 서비스 규격에 맞도록 개발하실 수 있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만일에 대비하여 원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기존과 동일하게 백업 기능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6년에는 백업 기능을 없애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데이터 백업을 안전장치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복구가 전제되지 않는 백업 기능을 유지하는 것보다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여 믿고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을 쏟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오니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글쓰기 플랫폼 Medium에는 자신이 쓴 글을 HTML로 내보내는 기능이 있습니다. 정보로 사업을 영위하는 구글에도 데이터 다운로드 기능이 있고, 심지어는 열린 웹의 적이라는 페이스북조차 유사한 기능이 있습니다.
카카오에게 블로그 플랫폼이 과잉이고, 전략적으로 티스토리가 어디에 쓸모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번 했으니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점을 제쳐 두더라도 대체 카카오와 티스토리의 어느 면을 보고 '믿고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리라고 사용자가 믿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 몇 년 간의 방임에서 벗어나, 최소한 누가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을 정도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이죠.
지식인 링크를 주는 네이버와 달리 그나마 고객문의 창구가 남아 있는 다음의 특성을 살려, 티스토리 주장처럼 백업 기능이 반쪽짜리여서 없애겠다고 한다면 대안은 계획하고 있냐고 문의를 보냈습니다. 비슷한 메일을 많이 받았는지 '해당 부서로 이관하겠습니다' 대신 바로 답장이 왔더군요.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자신들이 아직도 "기능 개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아울러 현재는 티스토리 서비스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다양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백업 기능의 대체 등에 대해서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관련된 내부 검토와 준비에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추후 기능 준비가 끝나면 다시 공지 등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