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iPhone 5 한국 출시는 다양한 마일스톤과 비교되며 인터넷 가십거리가 되었죠. 하지만 이후로는 9월에 발매가 되면 10월 말에는 출시가 되는 게 정례화되었습니다. 다만 몇 년이 지나도 통신사의 예약물량 처리는 나아지지 않는데, 매 학기 수강신청 서버가 터져도 그 때만 넘기면 그만인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겠죠.
상자를 보면 6/6s에 비해 약간 큽니다. 그리고 옆 면에 찍히는 글꼴도 San Francisco 로 변경되었고요. 내용물이 바뀐 부분은 라이트닝 이어팟과 라이트닝-3.5mm 컨버터가 상자 앞뒤로 붙어 있는데, 이전과 달리 종이 패키징으로 되어 있습니다. 단품으로 파는 라이트닝 이어팟도 동일한 패키지인 것으로 보아 환경 기준이나 무게 절감을 위해 종이로 바꾼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면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물리 홈 버튼이 제거되고 센서만 남았지만 겉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iPhone 5 이래로 처음으로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에 "검은색"이 돌아왔는데, 진한 회색인 스페이스 그레이와는 달리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는 앞뒤 모두 검어서 그냥 한 덩어리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뒷면은 6s와 달리 카메라 부분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케이스가 있더라도 제품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색 특성 상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안테나 라인도 6/6s보다 구석으로 옮겼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iPhone 7에서는 더 이상 KC 마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올 초 국가기술표준원이 전자인증표시를 허용해 물리적으로 인증을 새기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하단은 3.5mm 헤드폰 잭의 부재가 눈에 띕니다. 출시 전에는 인터넷 갑론을박이 뜨거웠지만 정작 출시 이후에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왼쪽 그릴에는 스피커가 없기 때문에 오래 된 질문인 "스피커가 한 쪽으로만 나와요"가 다시 살아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iOS 10이 설치된 라이트닝 기기에는 라이트닝 이어팟이 호환되는데, 3.5mm 단자에 헤드폰을 함께 끼우더라도 동시에 나오지는 않고 나중에 꽂은 쪽에서만 소리가 납니다. 라이트닝 이어팟은 예전 이어팟보다 선이 조금 길고 끝부분이 다르다는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음질도 그렇고요.
본체 무게는 5g 가벼워졌는데(각각 143g, 138g), 6에서 6s 무게 증가만큼은 아니지만 따로 들어보면 체감할 정도는 됩니다. 디스플레이는 6s와 비교하면 좀 더 노란 끼가 있습니다. 또 오랫동안 기술계의 불만을 샀던 최저 용량이 16GB 에서 32GB로 증가해서 베이스 모델만 사던 이로서 조금 더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들은 멈추지 않고 새로운 불평거리를 곧잘 찾아내더군요.)
홈 버튼은 물리 스위치를 없애고 하단으로 이동한 햅틱 엔진으로 누르는 느낌을 재현합니다.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면 밑부분이 다 눌리는 느낌인데, 우려했던만큼 이질감이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손에 쥐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 예를 들어 책상 위에서 - 누르면 말 그대로 유리판을 누르는 느낌입니다.
(참고로 홈 버튼이 물리버튼이 아니므로, 강제 리셋은 음량 내리기와 전원 버튼을 동시에 눌러서 수행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부터는 그냥 인터넷에 올리는 사진이라면 어떤 스마트폰이건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만, 혹시 궁금하신 분 계실까 해서 비교 사진도 올려봅니다. (6s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