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길지만 지겹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조조 시간이 지나치게 일찍 잡혀서 주말임에도 일찍 하루를 시작해야 했지만요.
주인공 마크 와트니 역을 맷 데이먼이 맡았는데,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와 "인터스텔라"(2014)에 이어 이번 영화도 맷 데이먼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자금이 투자되는 내용이라는 유머가 있더군요.
참고로 책을 읽고 나서 보면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이 적지 않습니다. 저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할 수 없는데, 나중에 소설을 읽게 되면 별도로 글을 쓸 수도 있겠죠.
영화평과는 멀어지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원작이 있는 미디어믹스의 경우 각자 생각하는 원작의 이데아에서 벗어나면 비평과 비난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죠. 저도 이런 악습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고요. 하지만 원본에 얽매여서 망치는 것보다는 각 미디어에 맞는 적절한 변용이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본인이 "캐스트 어웨이"와 더불어 출판 제안을 할 때 예로 들었던 책 중 하나인 "아폴로 13"의 경우에도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책이 나오고, 이후 영화로도 나왔죠. 하지만 영화에서 실제 13호 귀환 과정에서 이뤄졌던 분사를 모두 보여주지 않았다고 영화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상업 영화로 제작한 것이지 NASA 기록물이 아니니까요.
마무리하려니 정작 영화에 대해서는 크게 쓰지 않아서, 대신 xkcd의 "마션" 관련 만화 두 컷을 소개하겠습니다.
p.s. 얼마 전 글도 썼지만 "아폴로 13"은 좋은 작품입니다. 아쉽게도 책은 번역본이 없지만 영화만이라도 꼭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