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드 아트 온라인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방영 중입니다. 보지는 않았지만 2기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줄거리나 주워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 판타지” 인 듯 하더군요. 그러다 책장 깊숙이 있던 책 한 권이 생각나서 꺼내 봤습니다.
이 책은 게임 판타지 성격과 스릴러 성격이 섞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재판하면서 또 다시 재고로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스릴러 소설을 전면에 강조했으리라 추측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서점의 서평에는 “스릴러를 기대했는데 판타지여서 실망했다”라고 달려 있더군요)
이 책은 1999년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지만, 원체 안 팔려서 출판사가 재고를 불살라 버렸다는 전설까지 남겼죠. 그래서 아는 사람만 아는 명작 정도로 회자되다가 2006년 “팔란티어”라는 이름으로 일부 내용을 개정해 재판했습니다. 당시에 저도 그런 소문을 주워 듣고 샀던 걸로 기억하네요. 꽤 오래 됐지만 책장을 멈출 수 없는 흡인력이 있었다는 건 기억납니다.
이 책의 작가인 김민영 씨도 책 만큼이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의대를 졸업해 전문의가 된 후, 군의관 생활을 하던 중 남는 시간에 쓴 글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2000년 국방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예전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종종 짧은 글들을 지어서 사이버 공간에 올리곤 했었지만 병원이란 개인적인 시간을 허락지 않는 공간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다보니 장편소설을 쓴다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은 97년 군입대 후에 일과 후 저녁시간을 이용해 쓰기 시작해 작년 6월부터 컴퓨터 통신상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독자들 반응이 좋아서 책으로까지 내게 됐습니다.”
더 놀라운 건 전역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MBA 과정을 마치고, 2004년 공인회계사 회사인 맥킨지 코리아에 컨설턴트로 취직했다는 겁니다. 10년 전 이야기인데, 2012년 맥킨지에서 후원한 시설 개관식에 김민영 씨가 참석했다는 글이 있는 걸로 봐서는 지금도 일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볼 뿐입니다.
p.s. 인터넷에는 뭐든 있을 것 같지만, 없어지는 것도 많습니다. 사이트가 없어질 수도 있고, 자료는 그대로인데 주소가 바뀌었을 수도 있지요. 이런 현상에 대해 죽은 링크(Link Rot) 이라는 명칭까지 붙어 있죠.
이 글에 인용한 인터뷰 같은 경우에도 최소한 두 번 이상 (국방일보-블로그-게시판 덧글) 옮겨진 것입니다. 덧글에 함께 기재되어 있는 블로그는 야후 코리아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함께 사라졌고, 국방일보에 가 봐도 PDF 보기는 2001년부터 제공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