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요즘 읽는 책마다 하나씩 부족한 점이 있어서 결국 글로 남기고 싶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번역 문제였습니다. 언제부턴가 책이 잘 안 읽히면 책 표지의 역자 소개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이번 경우는 좀 심했습니다. 번역이 올바르게 됐느냐 이전에 문장 수미쌍관이 안 맞는 부분을 여러 번 발견하고 나니 정나미가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결국 끝까지 읽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잡은 책은 제목이나 목차가 예상하게 하는 주제는 마음에 들었지만, 전개 방식은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화룡정점으로 작가 에필로그를 읽으니 저의 생각과 어긋났던 이유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참 찝찝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습니다. 제법 두께도 있는 책이었는데 말이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한국인이 썼으므로) 역자 문제도 없고, 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잘 쓰인 책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책 디자인이 발목을 잡습니다. 표지부터 조금 과장된 연출이 있는데 – 제 기대치가 낮았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 그래도 거기까지는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 테두리에 핑크색 줄무늬를 그려놓은 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책 표지 디자인과 맞추기 위해 그런 것 같지만, 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객전도라는 느낌을 받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