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조립한 컴퓨터가 있습니다. 연식이 좀 됐지만 따로 노트북도 있고 게임도 안 하는지라 그렇게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옛날 부품이라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 게 흠이겠지요.
하지만 그래픽카드가 저를 귀찮게 합니다. AMD (당시 브랜드는 ATI) 4860이 구형(legacy)으로 분류되면서 윈도우 8 드라이버를 엉성한 물건을 만들어놓은 겁니다. 최근에 8.1 재설치 때문에 가 봤더니 아예 구형 드라이버 링크는 없애버린 것 같더군요. 그래도 어찌저찌 찾아서 수동으로 드라이버를 깔아놓기는 했습니다.
문제라면, 간단한 사용에서도 자꾸 버그가 보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화면 꺼짐을 설정해두면 랜덤하게 화면이 돌아오지를 않습니다. 입력을 넣어보면 시스템이 죽은 것도 아니고, 화면 출력만 안 됩니다. 결국 껐다 켜야 하죠. 이 문제는 화면 꺼짐을 없애고 대신 모니터를 끄는 전력 절약에는 훨씬 유용한 대안으로 해결했습니다.
* 스크린샷: 텍스트 깨짐의 예. 이리저리 움직이면 멀쩡해집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새로운 문제는 8.1을 깔고 나니 Firefox에서 텍스트 렌더링이 랜덤하게 깨집니다. 검색해보니 구형 AMD 카드에서 윈도우 8 시절부터 보고된 현상이더군요. 여태 못 본 건 운이 좋아서였나봅니다. 옵션에서 하드웨어 가속을 끄면 좀 나아지긴 하지만 완전히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올 여름에도 그래픽카드와 관련해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HD 4000대가 (과거 제품인 건 차치하고) 고질적인 문제로 전기를 많이 먹는 편인데 여름을 맞이하여 이걸 바꾸면 전기료 절약에 도움이 될 것인가와 관련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대충 계산해 본 결과 카드 비용을 전기료로 환산하려면 생각보다 오래 써야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 때 바꿔버릴걸 그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