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가 국가 단위로 '약'을 팔면서 칩셋부터 물과 전기까지 모든 자원을 가져감에 따라 후순위로 밀린 소비자 전자기기 가격이 천장을 모르고 오르는데요. 애플에서 새 제품을 출시하는데 가격이 인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바로 애플에서 내놓은 광택용 천입니다. 예상하셨겠지만 2021년 첫 출시 때부터 수많은 유머의 대상이 되었고, 이후 애플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지원 기기 항목에 해당 제품이 추가되는 걸 확인해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게 하나의 관례가 될 정도였죠.
그런데 지난 8월 Mac mini와 Mac Studio 라인업을 업데이트하면서 광택용 천 모델명이 바뀌고 가격이 2만 5천원(19 USD)에서 1만 5천원(9 USD)으로 되었습니다.
이전 제품과 비교한 '리뷰'에 따르면 이전 제품과 크기는 동일하지만 재질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단종된 제품이 스웨이드 느낌이라면, 새 제품은 평범한 극세사 천 느낌이라고 (여담으로 구성품이 줄어드는 것만으로 놀림감이 되는 시절임에도 광택용 천을 번들로 끼워주는 제품이 은근히 있었구나 싶습니다).

9월 1일 주문했고, 하루 만에 DHL에서 우체국 택배로 인계한 제품이 도착했습니다. 수령 전 본인 연락까지 할 만큼 애플 딱지가 붙은 제품은 애지중지해서 배송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종이봉투의 저주는 피할 수 없는지 본품 상자 윗면이 살짝 눌려 있더군요.

생산일 2026년 8월로 따끈따끈한 신상품이고, 배송된 주소를 보니 이미 국내 창고에 물건이 들어와 있었던 모양.

(참고로 애플 광택용 천 밑에 깔린 다른 천은 밑에 소개할 다이소 안경닦이)
사진에서는 생략되었지만 애플 특유의 종이 포장 안에 3등분으로 접힌 광택용 천이 들어 있습니다. 크기는 16x16cm로 본인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모니터까지 닦아도 넉넉한 사이즈입니다(다만 30cm 자로 실재로 재어 보면 15cm 후반인 걸 보면 천이어서 어느 정도 생산 오차가 있는 모양).
만져보면 위에서 소개한 리뷰 평가와 비슷하게 평범한 극세사 안경 닦이와 비슷한 느낌이고 두께는 시중 제품보다 약간 더 두꺼운 느낌.
광택용 천을 주문한 날, 다른 걸 사기 위해 다이소에 갈 일이 있었는데 계산대 근처 전시대에 있는 안경닦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물론 평상시에도 그 자리에 전시되어 있었겠지만, 1만원대 '광택용 천'을 구입하고 난 후였으니 평상시에는 지나쳤던 해당 가판대가 눈에 잘 들어온 거겠지만요.

공식 명칭은 초극세사 양면 안경닦이 [1천원, 품번 10109903]입니다(구입할 때는 몰랐는데 한국 생산품이군요).

명칭은 '안경닦이'이지만 보여주지만 크기가 20x20cm여서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 모니터까지 닦아도 넉넉하겠더군요. 포장 전면에도 안경 외에 모니터, 휴대전화, 렌즈, 패션 잡화까지 닦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 걸 보면 판매하는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한 모양입니다.
물건을 두 종류나 샀으니 사용해 봐야 할 텐데, 항상 손으로 터치해야 해니 오히려 꼼꼼하게 닦는 일이 줄어들어 항상 지문 등으로 지저분한 iPad 디스플레이를 반씩 두 가지 제품으로 닦아 봤습니다. 당연하겠지만 닦이는 데에 차이는 없었네요. 방금 찍힌 지문은 한두 번 슥슥 문지르는 것만으로 사라지지만, 좀 더 오래된 흔적은 살짝 힘을 줘서 여러 번 닦아야 사라집니다.
처음에는 홈쇼핑 설명에 자주 들어가는 과장된 '전/후 사진' 느낌으로 찍어 보려고 했는데, 정말 큰 차이가 없어 글로만 남깁니다. 사실 iPad처럼 손기름이 겹겹이 발라진 표면은 습식 제품으로 먼저 닦아내고 건식은 마무리 터치하는 식으로 닦는 게 효과가 훨씬 좋기도 하고요. 해당 라인 제품으로는 자이스 렌즈와이프나 다이소 휴대용 렌즈 클리너 [1천원, 품번 1011162]를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장기 사용의 문제를 보면, 다이소 제품이야 먼지를 너무 많이 먹어서 더러워지면 새로 사는 게 세척하는 값보다 싸게 먹히겠지만 애플 제품은 세척해서 써 봐야겠지요. 아쉽게도(?) 주요 애플 제품의 청소법을 안내하는 지원 페이지에도 광택용 천은 등재되어 있지 않더군요. 다만 재사용을 강조하는 도레이씨 안경닦이도 세척 후 성능이 생각만큼 신통하지는 않아서 큰 기대는 없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제 손빨래 실력이 절망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