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Meta Quest 3, Apple Vision Pro, 삼성 갤럭시 XR
이번에 삼성에서 헤드셋 형태 VR 기기 '갤럭시 XR'을 출시했더군요. 워낙 관심이 없어서 출시했다는 것도 구독한 기술 호사가들이 잠깐 써 보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영상이 피드에 올라와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핵융합 발전을 다룬 기획 기사에서 '영원히 30년 뒤 상용화될 기술'이라는 표현을 읽고 머릿속에 영원히 박혀 버렸는데, VR/AR/XR 산업은 그것보다는 기간을 좀 더 깎을 수는 있겠지만 최종적인 보급은 신기루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담으로 해당 표현을 검색해보다 '드디어 핵융합이 30년 뒤 기술이 아닐 수도 있게 되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는데, 99%는 말장난일 터여서 클릭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보아도 VR 추종자나 기술 '덕후'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이 200~300g까리 기기를 장시간 뒤집어쓰고 현재 PC나 스마트폰, 대화면 모니터를 즐기는 것처럼 장시간 즐길 수 있다는 상상이 들지 않습니다. 무게로는 두자릿수 그램인 안경조차 1g이라도 가볍게 하려고 추가 비용을 들이고, 위험성 때문에 부자들은 시술 안 받는다는 비아냥이 있다는 말이 따라다니는 라식 수술도 인기가 있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고요.
제조사들도 바보가 아니니 그런 점을 알고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아 보이는 '안경형' AR 플랫폼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심심하면 폭발하지만 현대 문명을 포기할 수는 없어 쉬쉬하며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문제만 생각해봐도 테크 데모 이상의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큽니다.
그리고 기술적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어 지금 스마트폰 보급률 정도로 AR 안경/콘택트렌즈를 쓰게 된다고 상상해보면, 해당 기기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도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주머니에 넣으면 격리할 수 있음에도 항상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폰이 만들어진 사회 문제에도 아직도 쩔쩔매는 판국에, 눈을 뜨고만 있으면 언제나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기기의 파급력은 상상하기도 어렵네요. 다만,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그 정도 미래에는 인간 노동이 기계화와 "AI"로 대체되어 그런 사치품을 구입할 수 있는 인간은 얼마 남지 않아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