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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다음 사업부 분사 공식화 소식
기술

카카오의 다음 사업부 분사 공식화 소식

2025-05-23

5월 22일, 카카오가 다음 사업부 분사를 위해 '다음준비신설법인'을 설립하고 올 연말까지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지난 3월 내부적으로 해당 의제를 공유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당시에도 사측은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논조로 답변하며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죠. 당시에는 풍문 수준이어서 따로 글을 쓰지 않았지만, 이제는 보도자료가 나왔으니 블로그 글감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분사 소식을 들었을 때 든 생각은 2년 전인 2023년 5월, 카카오가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이라는 알쏭달쏭한 명칭으로 분리하겠다고 할 때와는 달리 '짬처리' 의도를 숨기지도 않는구나였습니다. 2014년 서류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했지만 다들 카카오가 다음이라는 (당시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간판을 활용해 우회상장했다고 받아들였을 때부터 정해진 결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으나, 이렇게 대놓고 뒷방 창고에 밀어넣는 결말이 될 줄은 몰랐네요.

다만, 카카오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포털 서비스가 2025년 시점에서는 품은 많이 들지만 영양가 없는 서비스이긴 합니다. 전통적인 검색엔진이 LLM 챗봇에 위협받는다는 프레임 이전에 한국에서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와 구글이 양분하고 있고 다음은 한자릿수 '기타' 검색엔진 중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2025년 1분기 카카오 실적을 보면 다음 포털 실적인 '포털비즈'는 카카오 매출의 절반(Q1 기준 53%)을 차지하는 플랫폼 부분에서 9%밖에 기여하지 못하고, 세부항목을 봐도 매출 단위가 백억원 대로 다른 사업분야와 자릿수가 다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2년 전 사내독립기업 좌천 때도 썼듯이 티스토리가 함께 쓸려가는 형태가 된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다음 포털이 현 시점에서 시의성을 상실한 것처럼, '딸깍' 한 번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무한으로 찍어낼 수 있는 시대에 롱폼 글쓰기 플랫폼을 가져와 운영할 사람이 있을리도 만무하니, 모회사와 함께 창고에서 썩어갈 운명이지요.

물론 이전 문단은 정말 개인적인 문제이고, 2020년대에 다음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하면 가장 큰 혼란은 지금도 다음 메일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분들에게 닥치겠지요. 메일 주소는 바꾸기도 힘들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이고, 아니라 소규모 기업에서도 본인 회사 도메인이 아닌 포털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일 관련 예시는 한 출판사가 공식 메일로 unitel.co.kr을 사용하는 걸 발견한 일이었습니다(참고로 해당 서비스 종료 이후로는 gmail을 쓰고 있는데, 작은 회사도 아닌데 그 쯤 되면 회사 도메인으로 메일 하나 만들지 싶기도 합니다).

p.s. 글을 작성하며 포털 점유율 자료를 찾다, 다른 곳은 어떤가 싶어 검색해보니 네이트는 지난 해 말 SK가 (네이트를 소유한) SK컴즈를 삼구아이앤씨라는 회사에 매각했더군요. 요즘 구글에서 한국 뉴스를 검색하면 십중팔구 개별 뉴스사보다 네이트 뉴스가 상위 항목으로 뜨던데, 새 소유주가 SEO로 뭔가 장난이라도 쳤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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